프로축구 오빠부대 바람분다.
기사입력 1996년 04월 25일 15시 02분
요즘 포항시내에는 정체불명의 `모집광고'가 곳곳에 나붙어 있다.
`댄디(Dandy)'. 한국말로 `멋쟁이' 쯤으로 번역되는 이색단체가 한창 사춘기에 있는 중-고교 여학생들을 선착순 모집한다는 광고다. 전봇대에도 붙어있고 , 등 스포츠 의 유리창까지 대충 헤아려도 수백 군데는 될 것 같다. 얼핏 인신매매단의 달콤한 유혹 같지만 그게 아니다.
`침식제공, 월수 3백만, 초보자 환영…' 등의 문구는 찾아볼 수 없고 대신 낯익은 프로축구팀 이름이 눈길을 끈다. `아톰즈여 영원하라.'
아톰즈를 사랑하는 포항 울산 부산 등 소위 TK, PK지역의 소녀팬들이 `아톰즈 사랑'에 있어 지역의 벽을 무너뜨리고 오는 5월 대연합을 단행하기에 앞서 세(勢)불리기에 나선 것이다. 중간고사가 끝난 뒤인 오는 5월말쯤 포항 아톰즈 전용구장에서 창단식을 가질 댄디클럽이 창단때까지 목표로 하고 있는 회원수는 500명. 현재는 포항과 울산 각 50명, 부산 30명 등 130명 정도지만 그 자체로서도 프로축구판에서는 희귀한 일이다. 축구판은 그야말로 소녀들에게 `썰렁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구단관계자들의 귀를 더욱 솔깃하게 하고 있는 것은 이들이 J리그(프로축구)를 능가하는 응원을 해내겠다고 장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용'에 지장이 있건 말건 경기가 열리는 날은 2시간 내내 서서 응원을 하고 필요하면 하프타임 쇼까지 책임지겠단다. 실제로 댄디의 골수회원 10여명은 `작전구상'을 위해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포항 구단사무실에 출근하다시피 하고 있다. 프로축구판에도 바야흐로 `오빠부대' 바람이 상륙하는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