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시사회-스타메이커,' 스타만 된다면 … '
기사입력 1996년 04월 24일 15시 20분
**'시네마 천국'주세페 감독 메가폰
**환상 꿈꾸는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 그려
스타를 꿈꾸는 열망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화려한 의상, 번쩍이는 스포트라이트, 열광하는 대중….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스타지망생들. 누가 나를 끌어줄까. 누구를 만나야 할까.
그러다가 어느날 신문 귀퉁이에 조그맣게 실린 기사 한줄. "스타로 만들어준다고 꾀어 사기행각, 돈도 뺏고 몸도 뺏어…".
꿈꾸는 자유인들이 사는 곳에서는 심심찮게 맞닥뜨릴 수 있는 사연들이다.
도 예외는 아니다.
페데리코 펠리니와 비토리오 데 시카를 계승한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이 만든 `스타 메이커'도 바로 이런 사람냄새가 물씬 나는 영화다.
영화에 대한 애정과 향수를 그린 `시네마 천국'으로 잘 알려진 주세페 토르나토레는 또한번 영화의 꿈과 환상을 쫓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영화로 옮겨놓았다.
순진한 사람들을 영화배우로 만들어준다고 속여 오디션비용을 챙기는 사기꾼 조 모렐리(세르지오 카스텔리토)가 주인공.
낡은 미제 카메라를 고물트럭에 싣고 내전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시실리의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니며 가난과 절망에 찌든 사람들을 유혹, 비참한 현실에서의 탈피를 부추기는 게 그의 직업이다. 그러나 그 역시 가난하고 희망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고물트럭에 쳐놓은 천막에서 펼쳐지는 카메라테스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과 버트가 되보겠다는 마을사람들의 부산한 움직임이 한 커트에 담겨져 유려한 화면을 이룬다.
딸아이를 배우로 만들어달라며 오디션비용을 섹스로 때우는 아낙, 수줍게 사랑을 고백하는 소년, 죽은 두목의 모습을 찍어달라는 마피아, 배우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며 감격해하는 경찰 등이 모렐리의 고객들.
특히 오디션비용이 없어 옷을 벗으며 "보여드릴게요" "우유를 짜드릴게요" 하는 소녀 베아타(티지아나 로다토)와 그녀에게서 순수한 사랑을 발견하고 그동안의 사기행각에 가책을 느끼는 모렐리를 통해서는 사랑의 구원이라는 비전도 제시한다.
사기행각이 들통나 2년여동안의 형기를 마치고 나온 뒤, 베아타가 6개월이 넘도록 고물트럭을 지키다 떠나갔다는 사실에 와락 눈물을 쏟는 모렐리.
주세페 토르나토레는 헐벗은 고통과 불신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유일한 처방이 사랑임을 안다.
`시네마 천국'과 마찬가지로 엔니오 모리코네의 배경음악에 간단없이 펼쳐지는 주세페 토르나토레 특유의 유머도 관객에게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