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광속 대결'
기사입력 1996년 04월 22일 15시 50분
박찬호(23)가 정상으로 가는 지름길을 달린다. 24일(한국시간) 내셔널리그 최고투수 톰 글래빈과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것.
애틀랜타 의 글래빈은 지난 5년간 92승을 거둬 팀 동료인 그렉 매덕스와 함께 최다승을 기록중인 매서운 투수다.
아이스하키선수 출신으로 투지가 무서운 글래빈은 시속 148㎞의 빠른 볼과 예리한 컨트롤, 다양한 구질이 주무기.
특히 최고라는 서클체인지업과 커브, 포심 패스트볼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상대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묶는다.
9년생인 글래빈은 지난 8년간 123승으로 같은 기간 왼손 투수 가운데 최다승을 기록하고 있다.
올시즌 들어 초반 1승3패(방어율 5.01)로 부진하지만 91년부터 3년 연속 20승 이상을 기록했고, 91년 사이영상, 작년 월드시리즈 MVP 등 무서운 경력에 빛난다.
에서 고작 2승을 올린 박찬호에게 톰은 벅찬 상대지만 이 대결에서 박찬호가 이길 경우 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에 이름을 떨칠 기회이기도 하다.
9일 에서 노모 히데오와 팽팽한 투수전을 벌여 0대1로 졌던 글래빈을 유심히 관찰한 박찬호는 "글래빈은 물론 뛰어난 투수지만 나도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2이닝 6삼진을 잡은 뒤 연속 4개의 4구를 내주고 강판당하는 수모를 당했던 박찬호는 글래빈을 잡고 3연승을 거두겠다며 각오를 다진다.
연봉 525만 달러를 받는 글래빈에 도전하는 연봉 12만5천달러의 `코리안특급' 박찬호로서는 실력을 인정받고 명예를 거머쥐기 위한 최고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