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 3루뺏긴 공필성 '밤을 잊은 그대에게'
기사입력 1996년 04월 22일 15시 50분
'밤을 잊은 그대에게.'
청소년 대상의 심야방송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방망이와 함께 밤을 달구는 사람이 있다.
롯데의 철인선수 .
지금은 주전 3루수의 자리를 후배 박현승에게 빼앗기고 교체 수비로 나가는 것이 고작이다.
지난 94년과 95년 2년 연속 전게임출전을 달성했던 붙박이 핫코너맨이었지만 올해의 모습은 측은하기까지 하다.
"타력이 약해서…."
롯데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공통 된 의견이 을 뒷전으로 내몰았다.
그러나 은 주저앉지 않았다.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의 서울원정과 19일부터 시작된 대구원정에서 은 밤마다 홀로 스윙훈련을 거듭했다.
모두가 피곤에 지쳐 잠자리에 든 새벽녘까지 허공에 대고 방망이를 휘두르며 주전 복귀의 날을 기다리고 있는 것.
"교체요원이란 피로가 적죠. 그러니 남는 힘을 훈련에 쏟아야죠."
워낙 낙천적인 성격 탓에 그나마 다행이라는 것이 주위의 평.
롯데의 구단관계자들 조차 이제 8게임 밖에 소화하지 않았는데도 위로의 말을 하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말할 정도다.
은 밤을 잊었다.
누구보다 프로는 냉정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한번의 스윙과 한방울의 땀방울이 알찬 결실을 맺으리라 확신하면서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