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힐튼 호텔 보일러실서 이색파티
기사입력 1996년 04월 22일 14시 39분
**장기투숙 VIP 초청 … 손님들 못가본곳 공개
`보일러실에서 웬 파티?'
서울 힐튼호텔이 25일 투숙중인 외국인 VIP 등을 초청, 호텔내 보일러실에서
이색파티를 연다.
오후 6시30분부터 열릴 예정인 이 파티는 우선 장소가 구질구질한(?)
보일러실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천장으로, 벽으로 보일러관이 마구 지나가는 황량한 보일러실.
이곳에서 키 큰 외국인들이 정장 차림으로 칵테일을 홀짝거릴 광경은 상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올 판이다.
호텔측은 초청자 명단을 일단 투숙중인 40여 VIP들로 잡아놓고 있는 상태.
직원들은 요즘 파티 준비를 위해 보일러실의 먼지를 털어내고 걸레질을 하고 있다.
힐튼호텔은 지난달 22일에도 호텔내 세탁실을 파티장소로 꾸며 손님들에게
선보였다.
이때도 평생 세탁실에는 가볼 일이 없을 것 같은 외국의 VIP들이 몰려드는
성황을 이뤘다.
장기 투숙중인 (WHO)의 한국대사로 근무중인 하카산 메타씨 등 쟁쟁한 인물들이 40여명이나 참석했던 것.
이들은 스탠딩 뷔페로 준비된 음식과 칵테일, 카나페 등을 들면서 `세탁실에서의 한때'를 즐겼다.
즉석에서 양복 상의와 넥타이를 다리미질해주는 서비스도 선보여 알뜰한 외국 손님들의 환영을 받았다.
호텔측은 이번 보일러실의 파티에서도 뭔가 참신한 `공짜 서비스'를 카드로 내놓으려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는 중이다.
호텔 홍보실의 김영선 팀장은 "호텔들이 장기 투숙중인 손님들을 초청, 사은행사 차원에서 파티를 열어주는 경우는 많으나 우리처럼 보일러실이나 세탁실같은 장소에서 파티를 열어주는 경우는 없다"며 "앞으로도 주방 등 평소에는 손님들이 가볼 수 없는 호텔 내 이색장소를 계속 파티장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