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녀와 결혼한 남자의 첫날밤
기사입력 1996년 04월 20일 15시 48분
'법 없이도 살 사람'이 많겠지만 필자가 알고 있는 K만하려구.
K가 어떤 사람이길래 그러냐구? 들어 보시라!
K는 친구가 팔을 잡아 당기면 아프다는 소리보다는 '빠지면 네가 더이상 장난을 하지 못하니 살살 다루라'는 정도로 말한다.
그러다가 팔이 진찌로 빠지면 '거봐, 빠졌잖아!"할 뿐이다.
이런 K도 때가 돼서 장가를 갔다. 그러데 K의 와이프는 대단한 옹녀였다.
첫날밤에 미리 충분히 익힌 예습으로 고난도 기술을 발휘하느라 K의 위로 올라와서 전투를 치르는 거였다 .
그러나 K는 의심이나 불평은 커녕 '내가 자기 몸위로 올라 가는 것은 육체적 압박을 주는 일이니 이것이 좋겠다'고 했는가
하면 그의 착한 천성이 드러나는 다음 이야기를 마저 들으면 확실히 수긍을 하리라.
K와 아니 옹녀가 한바탕 전투를 치르고 나서 입안이 텁텁해 왔다.
옹녀가 "이럴 때 뜨거운 커피를 한잔 마시면 머리가 맑아지고 다시 전의가 생길텐데…"라며 커피 심부름을 시킨다.
옹녀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커피를 끓여 가지고 온 K, 맨몸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사고가 나고 말았다.
조금전 까지 실로 성의 있게 기운을 다 쓴 K는 휘청거리는 다리로 아내에게 뜨거운 커피를 전해 주려는데 옹녀,
갑자기 다시 코맹맹이 소리기 되더니 "이리와잉! 지금 커피가 문제야?" 하다가 그만 뜨거운 커피가 쏟아지고 말았다.
문제는 하필이면 커피가 쏟아진 곳이 조금전까지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K의 특수 부위 아닌가!
옹녀도 드디어 여기서는 K에게 미안한 낯빛을 하며 화상연고를 바른다. 붕대를 감는다 하며 치료를 했다.
이 때 여러분은 K가 어떤 반응을 보였을 것이라 짐작을 하는가!
K는 다만 그 느릿느릿한 말투로 "괜찮아, 다친게 나였으니 망정이지 자기가 다쳤으면 붕대도 못감고 곤란했을 거 아니냐구! 으헝헝!" 했다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