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감독 세키 '끈끈한 선배사랑'
기사입력 1996년 04월 20일 14시 25분
**트레이너 페자 친부모처럼 모셔 **사제지간 첫만남 … "우린 콤비" 대우감독 세키(59.유고)의 극진한 선배 사랑이 축구계에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세키 감독이 작년말 대우의 지휘봉을 잡은뒤 2개월만인 지난 2월, 유고에서 모셔온 컨디션 트레이너 스타노에비치 프레드라그 페자(67)를 친부모만큼이나 애 한 정성으로 보살피고 있기 때문이다.
세키와 페자의 인연은 38년전인 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1세의 나이로 유고 명문 레드스타서 이름을 날리던 세키는 당시 코치였던 페자와 `사제지간'으로 연(緣)을 맺게됐던 것.
17세에 국가대표로 발탁돼 11년간 유고 대표로 활약했던 세키는 페자 코치 밑에서 선수로서 황금기를 맞았다.
이후 두사람은 세키 감독이 레드스타의 코치로 부임한 70년대 초부터 30여년간 지도자로서 한길을 걸어오고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세키는
등 주로 외국에서 활동한 `해외파'였고, 지금도 유고 국가대표팀코치를 맡고 있는 페자는 `국내파'라는 사실.
세키 감독이 자신의 한국행 동반자로 칠순 가까운 나이의 페자를 택한 것도 이같은 끈끈한 인연 때문이었다.
세키 감독은 당시 트레이너의 영입 계획이 없던 구단측이 난색을 표하자 자신이 경제적인 부담을 모두 진다는 조건아래 페자의 한국행을 성사시켰다.
세키 감독이 구단측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사택을 마다한채 호텔생활을 고집하고 있는 것도 가족을 불러들일 경우 페자가 소외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게 구단측의 귀조이다.
시간날때마다 유고서 공수해온 음악테이프를 들으며 향수를 달래는 두 이방인 `콤비'는 "우리는 세계 최고의 축구 파트너"라며 언제나 즐거운 표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