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시클로'오늘 국내 개봉
기사입력 1996년 04월 19일 15시 27분
**의 절망 탐미적 영상에 담아
이데올로기의 허기와 결별하고 재건의 깃발을 높이든 의 보배,
트란 안 홍 감독의 두번째 작품 `시클로'(CYCLO)가 드디어 국내관객과 만난다.
(20일 동숭시네마텍 극장)지난해 베니스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는 사실외에도 한때는
동양의 로 불렸던 사이공, 지금의 호치민시를 구석구석
카메라로 훑어내면서의 아픔과 절망과 희망을 충격적이고
탐미적인 영상에 담아냈다는 점때문에 국내 영화팬들로부터 `보고 싶은 영화 0순위'로 꼽혔던 작품이다.
`시클로'는 자전거를 인력거 형태로 개조한 의 주요한 교통수단.
영화는 시클로로 생계를 유지하던 소년(르 반 록)이 건달패에게 시클로를 빼앗기고난 뒤 범죄의 세계에 빠져드는 행로를 따라 전개된다.
소년의 누나(트란 누 옌케)를 사랑하면서도 매춘을 알선하는 갱조직의 보스(양조위), 사랑을 위해 기꺼이 매춘에 나서는 소년의 누나. 일정한 드라마없이 펼쳐지는 이들의 삶이 맞닥뜨리는 처절한 절망과 고통은 다큐멘터리처럼 거칠게 드러난다.
그러나 트란 안 홍은 극도로 절제된 대사와 강렬한 색채의 화면, 담담하게 묘사한 섬뜩한 폭력장면 등을 통해 오늘의 이 직면해 있는 혼돈을 충격적으로 전달해주고 있다.
연인에게 매춘을 알선하고 끊임없이 담배를 피워무는 양조위의 절대고독과 절망어린 표정, 푸른 페인트로 온몸을 칠하고 깨진 어항에서 빠져나와 팔딱거리는 붕어를 입에 문 소년의 무표정 등은 아름다움과 비참함의 극치를 대조적으로 보여주는 장면들.
이미 `그린파파야 향기'라는 영화로 트란 안 홍의 존재는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가 되었지만 `시클로'에서 트란 안 홍은 `그린파파야…'보다 훨씬 감각적인 미장센과 독특한 리얼리티로 또한번 마니아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