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노크안해 생긴 일
기사입력 1996년 04월 19일 15시 03분
어제에 이어 화장실 얘기를 해 보겠는데- 향기롭지 못하게 계속 무슨 화장실이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학문'을 넓힌다는 점에서 그 어떤 연구소 못잖은 `진리의 도장' 아닌가 말이다.
환경부가 공중화장실의 성차별을 없애기로 했다는데 듣자니 그동안 `오수분뇨 및 축산 폐기물 처리에 관한 법률'이라는 이름의 법 때문에 여자 화장실의 변기 개수가 남자보다 적었다나!
`오수…'가 어쩌고…원, 법 이름 한번 희한하구나!
아무튼 여자 화장실 공간을 제발 늘려서 화장실 앞에서 여자 핸드백 들고 기다리는 남자친구의 쪽 팔리는 대기 시간을 줄여 주길 절실한 경험을 했던 한사람으로 강력히 촉구한다.
그 안에서 뭘하는지 도대체 한 번 들어갔다하면 금방 나오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가뜩이나 개수가 부족한 실정이어서 한사람당 할당량이 적다는 것도 생각하시기 바란다.
`사색의 전당'이라지만 장시간 사색도 곤란하다.
화장실 벽에 "당신이 사색을 하는 동안 밖에서 기다리는 다음 타자의 얼굴도 사색이 되고 있습니다!"라는 경고문이라도 써 붙여야 하려나 보다.
아니면 공중전화가 3분이면 자동으로 끊기듯 공중화장실도 사용할 때 3분이 경과하면 예비신호없이 문이 벌컥 열리는 장치를 해 두던가.
그것 갖고도 효과가 없으면 안에 있는 사람의 작업진도(?)를 체크해 뒷사람이 임의로 끌어 낼 수 있는 `중국식 시스템'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중국의 공중화장실은 문이 없다)
화장실을 전세낸 것처럼 사용하는 사람 중엔 낙서를 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누군가가 `신은 죽었다-니체'라는 낙서를 해 두자 `니체는 죽었다-신'이라는 작품이 등장했고 나중에는 그 아래에 `니들 잡히면 죽었다-청소 아줌마'가 나오기에 이르렀다.
화장실의 제1매너는 역시 노크다.
노크 안했다가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인어공주가 화장실에서 용무를 보고 있는데 한 사내가 노크도 없이 문을 열었다. 그러자 인어공주 그 예쁜 입으로 이런 욕(?)을 하지 않은가.
"안 닫아 씨! (Under the se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