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 호랑이들 사자우리서 놀란 이유
기사입력 1996년 04월 18일 16시 09분
`해태가 삼성의 경산 볼파크를 찾았다.'
해태는 17일 대구 삼성전이 비로 취소되자 실내훈련장이 있는 경산 볼파크에서 훈련을 했다.
공사에 들어간 비용과 그 규모 등이 엄청나다는 말을 전해 들어서인지 해태선수단은 출발전부터 적잖은 호기심이 발동했다.
"어느 정도인데 그렇게 떠들썩한거야."
이어 1시간 남짓 훈련을 마친 해태선수단의 표정은 몹시 굳어 있었다.
특히 연습구장이나 실내훈련장, 선수숙소 등 주시설과 라커룸, 샤워실, 트레이닝실 등 부대시설까지 골고루 돌아본 구단직원들은 입을 꾹 다문채 애써 부러움을 감추고 있었다.
대신 `뼈있는' 말들이 간간이 튀어나왔다.
인조잔디가 깔린 훈련장을 보고는 "골프 퍼팅훈련도 가능하겠는데"라는가 하면 조명탑까지 딸린 연습구장에 대해 "차라리 여기에서 정규리그를 치르지 그랬어"라는 등.
심지어는 볼파크 운영에 들어가는 유지비를 계산해보다 "다른 팀들은 거저 줘도 못 갖겠는데"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들의 `경직'은 삼성감독이 나타남과 동시에 극에 달했다.
백감독은 해태 코칭스태프에게 "훌륭하지. 천천히 둘러봐"라며 자부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돌아오는 버스 속에서 선수단은 경산구장 방문소감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주 메뉴가 돼왔던 삼성의 `투자와 성적의 함수관계'에 대해서는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리고 두가지 결론을 얻게 됐다.
"이런 시설에서 야구를 할 수 있는 삼성선수들은 무척 행복한 거야"라고.
그리고 "삼성은 언젠가 반드시 우승할 수 있을 거야"라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