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아웃25시 - 태극기 응원없는 외로운 '야구대사'
기사입력 1996년 04월 18일 16시 09분
지난 17일 아침 의 신문과 방송에는 특이한 장면이 실렸다.
을 방문중인 미국의 대통령이 영빈관에서 가진 만찬석상에서 환하게 웃으며 하시모토 총리에게 야구 글러브와 공을 건네주고 있는 모습이다.
출신으로 미국 에서 활약하고 있는 노모 히데오의 글러브와 사인볼이었다.
언론에서는 노모를 `미국과 사이에 걸린 다리(橋)'라고 표현했다.
한명의 야구선수가 수십명의 외교사절보다 낫다는 `민간외교'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 광경이었다.
사실 작년 한국 스포츠계에 엄청난 반향을 몰고 왔던 의 진출에는 그러한 명분도 작용했다.
민간 외교사절로서 한-일간의 우호증진과 함께 특히 내 재일교포들의 자긍심을 북돋울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노모는 홈인 에서뿐만 아니라 원정경기에서도 많은 인들이 일장기를 흔들며 응원하는 모습이 보도된다.
그러나 지난 5일부터 17일까지 나고야 로 이어지는 11경기에서 아직까지는 재일교포 사회에서 노모의 경우와 같은 열기는 보여지지 않았다.
각 구장에는 대만출신으로 에 귀화한 의 다이호를 위해 대만국기가 펄럭이고 오말리 등 미국선수들을 응원하는 성조기도 휘날리지만 태극기는 물론, 의 배번이 새겨진 응원 깃발 하나 보이지 않았다.
물론 다이호 오말리 등은 수년동안 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많은 팬이 생겼을 것이고, 도 계속해서 멋진 활약을 펼친다면 그에 대한 열기가 드높아질 것은 분명하다.
노모의 글러브와 사인볼이 미-일 정상회담에서의 선물이 되듯 로 인해 재일교포들의 자긍심과 단결이 고취될 것을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