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한국인 투혼 심겠다'
기사입력 1996년 04월 17일 15시 07분
**'이민3세'자이언츠코치 윈델김과 뜨거운 악수 `한국인 코치와 한국인 선수가 (ML)에서 만났다.' 18일 오전 4시35분(이하 한국시간) 선발 출격을 앞둔 박찬호는 17일 미국 자이언츠의 홈구장 캔들스틱구장에서 뜻깊은 만남을 가졌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ML코치를 맡고 있는 윈델 김(46)과 한국선수로는 첫 승리를 따낸 투수 의 박찬호(23)가 굳은 악수를 나눈 것.
홈팀 자이언츠의 3루 코치를 맡고 있는 김씨는 사탕수수 이민 3세로 미국 를 홀로 개척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원정팀 의 선발인 박찬호는 김코치가 끝내 이루지 못했던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뤄낸 최초의 한국인.
프로에 드래프트되지 못했으나 입단 테스트를 거쳐 트리플A까지 진출하고도 ML 진출에 실패했던 김코치는 통산 타율 3할대의 전천후 내야수였다.
그러나 힘의 야구를 이겨내지 못한 그는 지도자로 변신, 승승장구하며 자이언츠의 트리플A 피닉스 파이어버즈 감독을 맡은 후 89년 로 승격돼 1루 코치에 이어 3루 코치를 맡고 있다.
라인업 카드를 정리하고 수비수의 위치 선정을 하는 등 중추적인 코치직을 맡고 있는 그는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ML 감독의 꿈을 키우고 있다.
한편 박찬호는 올시즌 2연승을 거두며 ML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유망주.
17일 경기장에 나온 박찬호가 김코치를 찾아가 인사를 나누면서 이루어진 만남은 서로를 격려하고 칭찬하는 흐뭇한 장면을 연출했다.
한국어가 서툰 김코치는 영어로 "한국 투수가 이렇듯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니 너무 반갑다"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서 ML을 호령하는 대투수가 돼달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성함은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뵈니 영광"이라며 "앞으로 좋은 말씀 부탁한다"고 말했다.
비록 상대팀으로 만났으나 한 핏줄을 타고난 두 한국인이 ML 유니폼을 입고 자랑스럽게 악수를 나누는 모습은 뜨거운 감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