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 난상토론 끝 '옹색한 결론'
기사입력 1996년 04월 17일 15시 06분
"앰프를 사용하지 맙시다." 프로축구 관계자들이 응원전문가들과 3시간20분에 걸친 열띤 토론 끝에 내린 결론이다. `한국축구의 바람직한 응원문화 정착을 위한 세미나'가 열린 지난 15일 타워호텔 로즈룸.
주최측인 프로축구연맹은 이번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연-고대 응원단장을 비롯해 전-현직 응원단장을 주제발표자로 초청하는 등 내실있는 준비를 해왔다.
심혈을 기울인 프로축구연맹의 작품은 개봉 직전부터 불길한 징조에 휩싸였다.
9개구단 중에서 현대 전북 등 3개구단 관계자가 불참해 세미나장의 김이 빠진 것.
프로축구연맹 김정만 부장의 표정이 일그러졌지만 주제발표자들은 와 비교하면서 논리정연한 발표를 해 열기는 고조됐다.
발표자들은 전문가답게 축구경기 특성에 맞는 응원프로그램 개발과 프로축구 응원문화 정착을 위해 다양한 발전적인 제안을 했다.
그러나 구단의 응원에 대한 마인드 부재가 지금까지 프로축구 응원이 정착하지 못한 이유라고 꼬집자 분위기는 점점 냉냉해지기 시작했다.
자유토론시간이 되자 구단관계자들은 "용역을 준 이벤트사나 응원하는 측에 문제가 있다"며 주제는 아랑곳 없이 발표자들에게 역공세를 취하기 바 다.
이때부터 세미나장은 서로 옳다고 주장하는 양측의 의견이 밀물처럼 쏟아져 모처럼 프로축구연맹이 마련한 뜻있는 자리는 거의 아수라장 수준이 돼 버렸다.
김정만 부장의 재치있는 사회로 겨우 수습이 됐지만 양측은 서로가 무시당했다는 떨떠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구단관계자들은 격앙됐던 분위기가 마음에 걸렸는지 "응원때 앰프는 사용하지 말기로 합시다"는 합의를 보고 서둘러 세미나장을 빠져 나갔다.
"이러니 축구장에 관중이 모이지 않지. 우리 축구는 맨날 왜 이래"라고 무심코 내윽은 한 축구관계자의 말이 이날 세미나의 분위기를 잘 대변해 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