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콩알' 스릴은 '짜릿짜릿'
기사입력 1996년 04월 15일 15시 35분
**탁트인 인천 앞바다 보며 20m 스카이 다이빙
**남녀비율 3:7 '간큰 여자' 압도적
15일 인천 송도유원지의 번지점프장.
바닷바람이 철탑을 할퀴며 스쳐가는 가운데 20대 초반의 여자와 조교와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도저히 못 하겠어요."
"어림없는 소리!"
"그냥 내려갈래요, 무서운 걸 어떡해요…."
여자가 금방이라도 눈물을 터트릴 것같자 먼저 뛰어내린 친구까지 철탑에 올라와 응원에 나섰다.
"눈감고 그냥 뛰어내리면 돼."
"엄마! 으아악", "으악", "악~."
무려 10분 동안 번지점프탑에서 악을 쓰며 버티던 여자 도전자가 마침내 허공으로 몸을 던졌다.
그러나 지상 20 높이의 철탑에서 공포에 질린(?) 그 여자는 꼿꼿이 선채로 거꾸로 뛰어내린 바람에 안전장구에 매달려 몇번이나 `꽈배기'를 꼬면서 고함을 질러댔다.
지상에서 이를 지켜보던 구경꾼들 사이에서는 한바탕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국내에서 두번째로 지난 3월에 문을 연 인천 송도유원지 번지점프장은 탁트인 바다를 바라보면서 짜릿한 `스카이 다이빙'을 즐길 수 있어서 모험을 즐기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이곳을 찾는 손님의 남녀 비율이 3:7 정도로 `간큰 여자'들의 도전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 특징.
이날 남자친구와 함께 여유있게 철탑에 오른 김현미양(22)은 막상 뛰어내릴 차례가 되자 남자친구를 부둥켜 안으며 같이 뛰어내리자고 생떼를 쓰는 통에 조교가 당황하기도 했으며, 남편과 3세짜리 아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과감하게 도전했던 주부 김미경씨(28)는 딱 한번에 성공해 `미시 파워'를 과시했다.
반면 남자들은 대체로 체면을 유지하느라 겉으론 싱글벙글 웃는 표정으로 뛰어내렸다. 5번이나 번지점프를 해봤다는 유경험자 김양환씨(25.서비스업)는 다이빙하듯 멋진 폼으로 뛰어내려 박수갈채를 받았으며, 이날 최고령으로 도전했던 임정호씨(42.건축업)는 "점프대가 좀더 높았으면 좋겠다"고 아쉬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