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 달리기취약 美남자 - 마라톤 완주 도전
기사입력 1996년 04월 15일 15시 15분
## "내겐 불가능없다" 대회 신청
"달리기를 끝내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마지막 마라톤이었죠. 나는 더이상 달리지 않기로 결심했어요."
존 픽스가 마지막으로 26마일을 달렸을 때가 84년. 그러나 그때의 경주는 그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 함께 달렸던 그의 아버지 짐 픽스가 달리던 도중 동맥경화를 일으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피플' 최근호에 따르면, 코네티컷주 심스버리에 사는 픽스는 16일(한국시간) 열리는 제100회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약 3만7천명중 한명이다.
"달리기와 관계있는 사람은 에 가야죠. 단지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가볍게 얘기하지만 픽스에게 마라톤은 실로 유전적인 명령이다. 무거운 마음의 부담이 있지만 해야하는 일. 달리기만이 자신의 아버지를 기억하고 기리는 유일한 방법인 까닭이다.
그의 아버지인 작가 짐 픽스는 이 험난한 코스를 8번이나 뛰었다. 그러나 52세때인 84년 뛰다가 동맥경화로 사망했다. 그의 77년 저작 `완벽한 러닝'은 미국의 달리기 붐 조성에 한몫하기도 했다.
짐 픽스의 아이들 4명 가운데 유일하게 달리기를 하는 아들 존은 픽스가문 남자들의 치명적인 유산을 경계하고 있다. 그의 할아버지도 심장마비로 43세에 요절했기 때문이다. 부친과 달리 존 픽스는 규칙적으로 동맥을 체크하고 있다.
선천적으로 달리기에 취약한 불운을 타고난 존 픽스가 과연 무사히 42.195㎞를 마칠 수 있을까.
"꾸준히 훈련을 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에요."
옆에서 도와주고 있는 아내 리자 멜처는 밝은 표정으로 남편의 완주를 확신하고 있다.
< 김형준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