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주간사랑방 >
기사입력 1996년 04월 15일 15시 08분
◇… 아디다스컵이 중반전에 접어든 가운데 9개 구단들의 명암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올시즌에선 용병들이 승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또 풍성한 화젯거리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심판들이 엄격하게 반칙을 잡아내는 것도 우승 판도에 무시못할 요인으로 등장했다는게 시즌 초반 프로축구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지적입니다.
◇… 요즘 전남의 팀 분위기는 말이 아닙니다.
최근 3연패에 빠진데다 지난 10일 과의 경기서 김봉길 오경석 등 팀의 핵심 멤버들이 줄줄이 레드카드를 받아 전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지요.
지난 2월 용병 `바데아 파동'으로 삼성과 감정싸움을 벌였던 전남은 그동안 영입을 추진해왔던 프리미어리그 출신 GK 마크 비니와도 이적료 문제로 협상이 결렬되자 구단 관계자들은 `용병'이란 단어만 나와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행히 스파르타크팀의 골잡이 슈마로프가 최근 뒤늦게 스카우트에 동의하고 지난 12일 입국함으로써 그나마 가용선수 부족으로 애를 태우던 정병탁 감독의 한숨을 덜어줬지요.
## 경기전 외부전화 통제◇… 지난 13일 창원에서 열린 전에 앞서 현대 고재욱 감독의 `경기전 징크스'가 또 나타났습니다.
평소 경기를 앞두고 말을 하지 않기로 유명한 고 감독은 팀이 와의 경기전까지 1승도 올리지 못하자 지난 12일 밤부터 선수단에 걸려오는 전화를 전면 통제한 것이지요.
고 감독은 현대의 창원 숙소인 캠버라 호텔 전화 교환원에게 이상철 코치를 뺀 선수단 전원에게 걸려온 전화를 절대 연결하지 말 것을 부탁해 교환원이 걸려온 전화에 일일이 변명하느라 진땀을 뺐다는 후문입니다.## 조란에 축구화 선물◇… 현대의 유고 용병 조란이 지난 8일 GK 서동명으로 부터 축구화를 선물받고 입이 함지박만하게 벌어졌습니다.
서동명은 조란이 훈련 도중 자주 미끄러지자 자신에게 용품을 제공하는 사에 부탁, 천연잔디용 축구화를 마련해 준 것이지요.
이튿날 선물받은 축구화를 신고 훈련에 나선 조란은 "서동명 덕분에 기량이 는게 눈에 보이는 것 같다"며 동료들에게 자랑을 늘어놓았습니다.
## 금연가 세키감독 골초돌변 까닭은…◇… 금연가로 알려진 세큘라라치 대우 감독이 지난 13일 포항과의 경기(0대0) 직후 `골초'로 돌변, 구단 관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습니다. 지난 4개월간 한차례도 세키 감독의 흡연 장면을 목격한 적이 없었던 구단 프론트는 모두 의아한 표정이었는데 정작 세키 감독은 "담배 피우는게 뭐 대수로운 일이냐"며 능청을 떨었습니다.
세키 감독은 평상시 담배에 일절 손을 대지 않다가도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할 경우 1~2일 정도 흡연을 하는 습관이 있답니다.
숙소에서 세키 감독은 "3경기째 무승부를 기록하는 것을 보니 신(神)이 나를 돕지 않는게 분명해졌다"면서 "이보다 더 답답한 일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해 주위사람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 "아이구!" "좋아, 좋아!"
프로축구 그라운드에 서툰 한국말을 쏟아놓는 파란눈의 선수들이 관중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북의 `특급 골게터' 비탈리는 지난 10일 전북-일화전에서 전반 22분 일화 수비수에 걸려 넘어지자 또렷한 한국말로 "아이구!"하고 외쳐 관중들의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이에 질세라 용병 겐나디(일화)도 경기중 "좋아, 좋아!"하며 유창한(?) 한국말로 일화 선수들을 독려, 한국어 실력이 상당함을 과시하기도 했지요.
## PC통신에 삼성 팬클럽◇… 갓 태어난 삼성 블루윙즈에 타구단들이 부러워할만한 팬클럽이 생겨 화제입니다.
컴퓨터 통신 ` 축구 동호회' 내에 최근 `윙즈(Wings)'란 팬클럽이 자생적으로 조직돼 벌써 회원이 30여명을 넘어선 것이지요.
회장 한태일씨(24.회사원)를 비롯한 `윙즈' 동호인들은 모두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축구광들인데 특히 홍범준군( 1년)은 올 대학입시에서 서울 소재 대학 등 3곳에 복수 합격하고도 `블루윙즈가 좋아서' 수원의 를 택했을 정도랍니다.
이들은 14일 삼성-일화전이 끝난 뒤 수원 종합운동장 부근에서 윤성규 삼성 단장과 회식를 함께 하며 앞으로 삼성의 응원을 책임지기로 했는데 "선진 응원문화 정착을 위해선 축구장에서 앰프와 치어걸을 몰아내야 한다"는 이색 주장을 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 정리=송진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