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내장외 >
기사입력 1996년 04월 15일 15시 07분
## "선배감독들이 존경스러워" 지난 14일 현대-전이 열린 인천구장. 연장 10회말 현대 가 무사 1,2루에서 스리번트가 의 1루 악송구로 연결돼 현대의 4대3 승리가 확정된 순간 1루측 덕아웃은 환호성이 터졌다.
너무나 힘들게 창단 첫승을 올렸기 때문에 기쁨은 두배가 됐다.
작년까지 가 뭔지도 몰랐던 이내흔 구단주대행과 김용휘단장은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무던히 애를 썼다.
이대행은 "살빠지겠어"라는 말로 대신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순간 덕아웃에 있던 감독의 두눈은 벌겋게 충혈되고 있었다.
누군가가 더 말을 붙이면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처럼 가슴이 미어졌다.
현란한 플레이로 `그라운드의 여시'로 불렸던 김감독으로서는 의외였다.
30년 가까이 승부의 세계에서 산데다 그동안 숱한 명승부를 치러온 김감독이었기 때문이다.
김감독은 "어떻게 경기가 끝났는지도 모르겠다. 정신이 없다"고 `초보감독'다운 소감을 밝혔다.
그라운드에서 벌어진 모든 상황이 생소하게 느껴진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리고 작년까지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모든 감독들이 갑자기 존경스럽게 보인다고 솔직한 심정을 내비쳤다.
부리나케 감독실로 향한 김감독의 머릿속에는 `감독의 역할'에 대해 끊임없는 문답풀이가 계속되고 있었다. < 권정식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