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주간 사랑방 >
기사입력 1996년 04월 15일 15시 05분
◇… 드디어 96시즌이 개막됐습니다.
겨우내 개막을 손꼽아 기다린 팬들은 `살맛난 세상'을 만나게 됐습니다.
더욱이 개막을 앞두고 미국과 에서 날아온 주니치 과 박찬호의 낭보로 는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 삼성 선발투수 파격 연발◇… 삼성의 선발투수가 개막전부터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었는데요. 대부분 에이스 의 개막전 선발 예측이 으로 드러나자 모두들 의외라는 반응이더군요.
더군다나 5회 이 을 구원등판하자 예측불허의 투수로테이션에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이튿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컨디션이 좋은 신성필을 선발로 꼽았지만 정작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성 준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백감독은 "우리팀은 투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혼란을 일으켜 상대팀이 고민하게 해야 되지 않겠냐"고 했는데 과연 그 의도가 계속 맞아떨어질지 의문입니다.
## 현대 "잠자리도 최고주의"◇… 한편 현대는 그룹의 모토인 `최고주의'가 선수들의 의식주에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현대는 올해부터 지방 원정숙소를 전면교체 했습니다.
지난해까지 사용하던 호텔 가운데 전주와 광주는 현지에서 가장 좋은 호텔이어서 그대로 쓰기로 하고 나머지는 일급호텔로 바꾼거죠.
그룹고위층의 지시로 이뤄졌지만 원정숙소가 자기집처럼 편안하게 지낼 때 경기도 잘 할 수 있다는 이유는 수긍이 됩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주위에서는 재미난 해석을 하더군요.
야구단도 사풍을 따른다는 겁니다.
바로 그룹이 건설업을 모태로 번창했기 때문에 `시설'만큼은 일류를 지향한다는 거죠.
## '채시라 개인교수' 맡고 싱글벙글◇… 그런가하면 OB투수 도 팀동료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사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개막전 시구를 맡은 탤런트 의 `개인교수'를 했기 때문이죠.
는 이날 약 20분간 라커룸옆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에게 공 던지는 법을 가르쳤는데 "배우는 태도가 너무 진지해 놀랐다. 연습으로 공 5개를 던졌는데 모두 스트라이크였다"고 추켜세우더군요.
미녀를 가르쳐볼 기회를 놓친 다른 투수들은 "우리도 할 수 있는데 왜 하필 병규를 시켰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지요.
그러자 는 "팀에서 가장 미남인 내가 미녀를 상대하는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태연하게 말해 또한번 동료들을 약올리더군요.
## 광주 개막전 작년과 비슷◇… 올 광주 개막전은 여러모로 지난해 개막전과 복사판입니다.
지난 13일 쌍방울의 개막전 승리의 주역은 김광림과 백인호였습니다.
김광림은 역전 결승 3점 홈런으로 승리의 수훈갑노릇을 톡톡히 했죠.
그런데 이들은 작년 광주 개막전서도 약속이나 한듯 펄펄 날았습니다.
김광림이 5타수 4안타의 맹타를 보였고, 백인호도 의 타구를 두차례나 `동물적인 수비'로 잡아내 쌍방울 초반 돌풍의 핵심역할을 했더군요.
이 뿐만이 아니라 해태 이 5안타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것까지 똑같았습니다.
## 정삼흠 "내머리 돌리도"◇… 투수 정삼흠은 난데없이 "20승이 어렵게 됐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정삼흠은 개막전을 하루 앞둔 지난 12일 기분전환을 위해 사우나에 가 치렁치렁한 뒷머리를 다듬어 달라고 했답니다. 뒷머리는 작년 20승을 한 팀후배 의 긴 머리를 의식하고 3개월째 기른 것이었는데 평소 "나도 머리만 자라면 20승 할거야"하고 말하고 다녔죠.
그런데 정삼흠은 마침 안경을 벗은데다 잠까지 솔솔와 이발사가 머리 다듬는 동안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고개를 들고 나서야 애지중지하게 기른 뒷머리가 한뼘은 잘려 나간 것을 알아 챈 거죠.
정삼흠은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내 뒷머리 돌리도~"하고 노래를 부르고 다닌답니다. < 정리=전동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