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이 휘었다
기사입력 1996년 04월 11일 15시 38분
## 적은 운동량 - 앉은 자세 불량이 주원인 "척추가 휘었는데 척추 교정을 해야 할 까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참으로 난감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우선 척추가 왜 휘었는지 원인을 알아야 하고, 어느 부분이 얼마나 휘었는지 알아야만 정확한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단순히 척추가 휘기만 한 것인지 아니면 모양이 변한 곳은 없는지, 본인이 느끼는 다른 불편한 증상은 어떤 것이 있는지도 확인해야만 대답이 가능해진다.
사실 척추가 전혀 휘지않고 기계처럼 똑바른 사람은 거의 없다. 또 척추가 휘었다고 해서 처음부터 불편하다고 느끼지도 않는다. 처음에는 척추가 휘어진 것을 알았더라도 금방 척추 교정의 필요성을 실감하는 경우는 드물고 남에게 보일 만큼 심해져서 신경 쓰이거나 아니면 어딘가 아파지면 치료를 생각한다.
허리나 등이 아픈 것은 휘어진 척추뼈 때문이 아니고 척추가 기울어지니까 2차적으로 근육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척추는 앞뒤 좌우에서 보아서 입체적으로 균형이 맞아야 한다. 균형이 깨지면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은 약해진다. 또 기울어진 척추 때문에 근육이 뭉치고 아플수 밖에 없다. 이런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스스로의 힘으로 회복이 불가능하다.
척추가 휘어지는 첫번째 원인은 자세 불량이다. 실제로 어떤 병이 있어서 척추를 약하게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운동량이 적고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척추가 약해져서 휘어질 가능성은 높아진다.
진찰시에는 목부터 엉치까지의 전체 척추를 한장의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신 척추 X레이가 꼭 필요하다. 휘어진 위치, 각도, 방향에 따라서 치료가 다른데 일단 원인을 없애는 것부터 시작한다.
결국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고, 또 자세가 정확히 잡히면 치료가 끝났다고 볼 수 있다. 휘어진 위치에 따라서 운동치료을 해야 할 지, 다른 치료를 해야 할 지 결정하는데 꼭 교정을 하느냐 마느냐는 확답을 하기가 어렵다.
아픈 곳이 있다면 약, 물리치료, 주사 등으로 통증을 없애면서 근육을 부드럽게 풀고 균형을 맞추면 척추 뼈가 어느 정도 제 위치로 들어간다. 척추 뼈는 마구 돌리고 비틀고 꺾는다고 해서 교정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밖에서 비튼다고 비틀릴만큼 우리 척추가 그렇게 약하지도 않다.
< 전영순·통증클리닉 원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