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앞둔 대학도서관
기사입력 1996년 04월 11일 15시 27분
## 곤충(?)들 '바글바글'
중간 고사를 앞둔 대학도서관에 `파브르의 후예들'이 들끓고 있다.
@@ 자리잡기 비유 '메뚜기족'등 신조어 쏟아져
주인있는 빈자리만 옮겨다니는 `메뚜기족'이나 주인이 나타나도 끝까지 버티는
`거머리족'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성향의 신종 곤충(?)들이 도서관을 누비고
있는 것.
`메뚜기족'의 강력한 천적으로 등장한 `사마귀족'은 사마귀가 메뚜기를
잡아먹는데서 비롯된 말. 남의 자리에서 공부하는 `메뚜기족'만 접근,
자기 자리도
아니면서 자기자리라 우겨 기어이 자리를 빼앗는 학생들이다.
`사마귀족'의 침입에 대한 두려움도 없이 퍼질러 잠만 자는 `여치족'도
학생들의
눈총을 받고 있는 편. 남의 자리를 버젓이 차지하고 앉아 잠만 잔다는 점에서
메뚜기족보다 더 얄밉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귀뚜라미족'은 `메뚜기족'이나 `사마귀족'의 차원을 넘어 남의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친구들과 떠드는 학생을 말한다고. 숨어서 울어대는 `귀뚜라미'의
성향과
유사하다해서 붙여진 이름.
그러나 가장 치를 떨게하는 곤충은 뭐니해도 `거미족'. 거미가 자기 영역을
만들기
위해 거미줄을 치는 모습을 연상케하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으로 남의
자리임에도
뻔뻔스럽게 가방이나 책들을 얹어놔 사람들이 앉지 못하도록 진을
치는 족속들이다.
친구들의 자리를 미리 맡아 노트를 빌리거나 시험정보를 캐내려고 한다는 점에서
몰지각한 학생들의 전형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따닥개비족'은 자기 자리에서 과자따위를 먹으며 따닥
소리를 낸다해 붙여진 이름이며 `방아개비족'은 남녀가 함께 앉아
공부는 안하고 딴짓을 하는 학생들을 일컫는말로 이들 역시
파브로의 후예.
현승유군( 전자통신학과 3년)은 "시험기간만 되면 학생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러한 곤충들은 자기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이기주의의 전형"이라며 "더이상
이러한 `해충'(害蟲)들이 도서관에 들끓지 않도록 도서관 관리 위원회측에서
철저하게 `소독'해줘야 한다"고 격분했다.
< 한호철 명예기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