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이 결릴때
기사입력 1996년 04월 10일 15시 36분
잠시도 책상 앞에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하는 애들이 있다.
의자에 앉아서도 안절부절 못하고 어른 앞에 앉아서도
가만 있지를 못하고 몸을 비비꼬고 엉덩이를 들썩이면서 어쩔줄을 몰라한다.
부모님이 보시기에는 얘가 왜 이렇게 참을성이 없나, 혹시 공부하기 싫어서
꾀 부리는 게 아닐까 의심이 가기도 한다.
이런 학생들은 대부분 밝고 명랑하며 운동을 좋아하는 활발한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책상에 묶여 있는 시간이 많고 취미 생활이나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러다보니 건강한 신체와 정신의 유지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성장기 때는 많은 신체적 활동을 필요로 한다.
이 활동 요구량을 못 채워주면 몸의 중심이 되는 뼈와 근육의 성장에 지장이 있고,
때로는 뼈가 약해져서 척추가 휘어지기도 한다.
또 근육은 반드시 움직여야 하는데 움직이지 못하게 장시간 같은 자세로 붙들어 두면
아무리 튼튼한 골격이라도 견디기 힘들다.
어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앉아서 근무하는 사무직 직장인의 경우에는 척추가 약해지고
척추를 중심으로한 근육이 아프고 불편해서 어쩔줄을 몰라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성격이려니 하고 두고 보다가 성적이 떨어지고 신경질이 늘기 시작하면
부모님들은 드디어 걱정을 한다.
병원을 찾아도 뚜렷이 이것때문이라고 원인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지만 확실한 것은
운동이 부족하고 근육이 좀 뭉쳤다는 것이 성격 탓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근막 동통 증후군'이라는 병명이 가장 적합하다.
사실 이 진단명은 심각한 몇가지의 병을 차례로 제외시키고 순수하게 근육과 근육을 싸고 있는
근막의 이상이 통증의 원인이 될 때에 붙여주는 병명이다.
검사만으로 이 병명을 정확히 증명하기는 어렵고 증상과 검사결과를
함께 맞추어야 진단이 나온다.
가끔 척추가 휘어지는 경우가 같이 있을 수 있으니까 확인을 꼭 해야한다.
치료는 근육을 풀어주고 균형을 맞추어 주는 것이 순서이다.
꼭 잠시라도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는 습관을 갖지 않으면 다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고 근육과 근막이 회복 되면 성적도 오를 수 있고
젊잖고 좋은 품성을 가질 수 있음은 물론이다.
< 전영순·통증클리닉 원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