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올림픽예선 결산
기사입력 1996년 04월 10일 15시 33분
##‘희망사항’이 현실로... 목표 초과 달성 올림픽 티켓14장-. 한국레슬링은 중국 샤오산에서 9일 끝난 제12회 아시아레슬링선수권대회겸 아시아지역예선전에서 그레코로만형과 자유형에서 각각 7개씩의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물론 이 숫자는 레슬링협회가 대회개막전에 설정해 놓은 `예상목표치'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는 `희망사항'이었을뿐 내심으로는 "목표의 반만 달성해도 성공"이라는 `현실적인 계산'을 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
카자흐스탄으로 대표되는 구(舊) 의 5개 공화국이 아시아권으로 편입된데다 지난 93년 동아시아대회이후 3년간 국제무대에 나타나지 않았던 북한의 전력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레슬링의 강세는 우선 그레코로만형에서 두드러졌다.
양원모 총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당초 작년 세계선수권대회(10월프라하) 우승자인 48㎏급의 (주택공사)와 94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62㎏급의 최상선(성신양회) 정도를 우승후보로 꼽았다.
그러나 개막과 함께 이들을 포함한 중(中)량급에서 압도적인 강세가 계속되면서 68㎏급의 손상필(주택공사)과 74㎏급의 김진수(주택공사)가 잇따라 금메달을 따내 쾌재를 불렀던 것.
그중에서도 92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3위입상이 고작이었던 김진수가 결승에서 의 `금메달후보 0순위'인 가타야마를 3대0으로 누른 것은 코칭스태프가 가장 고무적으로 평가하는 대목.
금2, 은1, 동3, 4위 1명으로 모두 7개의 올림픽 티켓을 따낸 자유형 역시 "할 만큼은 했다"는 평가를 내려도 무방하다.
간판스타인 74㎏급의 ()이 예상대로 금메달을 따냈고 3위안에 들면 다행일 것이라던 68㎏급의 황상호(상무)와 82㎏급의 양현모(조폐공사)가 각각 은메달을 얻은 것이 우선 이를 뒷받침한다.
여기에다 34세의 노장으로 이번 대회 성적에 따라 은퇴여부를 결정해야할 김태우(주택공사)가 4위에 올라 한국선수로는 최초의 올림픽 4회연속 진출을 달성한 것도 자유형에서 거둔 `상징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한국레슬링이 이같은 외형적인 성과만을 가지고 `한 시름'을 놓을만큼 여유있는 입장은 아니다.
자유형과 그레코로만형 공히 1~2명의 선수를 제외하고는 기술과 경기운영이 단조로워 이번 대회보다 출전선수가 3배나 많아질 에서의 메달입상 전망이 극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승부의 고비에서 결정적으로 `심판판정의 덕'을 볼 수 있을만큼 외국심판과의 교류폭을 넓히는 것도 이번 예선전이 한국레슬링에 던져준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