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처녀의 첫경험
기사입력 1996년 04월 10일 15시 05분
값이 싸면 색상과 디자인이 그렇고, 모양도 괜찮고 질길 것 같으면 값이 장난이 아니고…남대문 시장에서 양말 한 켤레만 사더라도 이런 어려움을 겪는다.
하물며 사람을 선택하는데야.
고민녀가 `어찌 하오리까?'에 상담을 해온다.
"A라는 남자는 잘 생기고 좋은 학교를 나왔습니다. 그런데 돈이 한푼도 없어요. B는 돈이 엄청났는데 학교나 직장은 신통찮더군요, 그래서 외모 학벌 직장 재력 튼튼한 C를 만났습니다." "됐잖습니까?…그런데, 이제 그 남자가 당신을 싫어한다는 말인가요?"
"아뇨! C는 야간기술이 형편 없었어요. 사람이 빵만으로 살 수 없잖아요? 박사님! C가 못가진 것 까지 갖춘 남자 D는 없을까요?"
"에레이!"
이 고민녀 욕 듣기 딱 좋지?
사람이 욕심을 가지려면 한이 없는 법, 고를 때는 이것 저것 살피기도 해야 겠지만 해질녘까지 들었다 놨다 할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에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다.
K양의 경우를 보시라.
K양은 오늘 나서 처음으로 겪었다.
그녀가 자기의 모든 것을 바친 곳은 아무도 보지 않은 조그만 사각의 방이었다.
설렘과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것도 잠시뿐, 모든 것이 끝난 지금은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게 어른이 되는 과정이란 말인가. 하얀색 위에 선명하게 얼룩진 빨간 흔적….
나의 이 일이 실수는 아닐까…? 그러나 후회는 않겠다.
내가 선택한 일이거든, 그 남자는 아무 잘못이 없어.
나도 이제는 스물한살, 결코 아이가 아니란 말야. 친구 중에는 스무살 때 겪기도 한다는데…하지만 허무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구나!
아아, 이 것이 투표란 말인가!
4월 11일은 우리의 일꾼인 의원을 뽑는 선거일.
후회없는 한표를 행사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