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대표 최성용 - 교생실습

기사입력 1996년 04월 09일 14시 07분


## 日마에조노 묶던 황금발…사인공세에 인기실감

"다리를 좀 더 구부리고, 팔은 뒤로 반쯤 젖히고…."

9일 오전 10시30분, 경기도 부천 정명고등학교 운동장.



축구 올림픽 대표팀의 최성용(21· 체육교육과 4년)이 `선생님'으로 나섰다.



남녀공학인 이 학교의 2학년 6반(여학생반) 체육수업.



"웃지마세요. 지금은 수업시간입니다."



교생 실습중인 최성용이 진지하게 슬로인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으나 학생들의 입에서는 웃음 소리가 그치질 않았고 최성용도 이내 같이 웃음을 터트려 운동장은 `웃음바다'를 이룬다.



"축구를 통해 얼굴이 알려진 탓인지 학생들이 나를 `선생님'으로 보다는 `오빠'라고 부를 때가 많아요. 공을 직접 차는 것보다 가르치는 일이 10배는 힘든 것 같습니다."



최성용은 지난달 27일 콸라룸푸르에서 벌어진 애틀랜타 올림픽 아시아지역 축구 최종예선 과의 결승서 마에조노를 꽁꽁 묶어 경기후 수비수로는 드물게 MVP로 선정됐던 아시아 정상의 스타.



그때 경기에서의 인상이 학생들에게도 깊이 새겨진 탓인지 교생실습차 지난 1일부터 정명고에 출근한 이후 `인기 몸살'을 앓고 있다.



지금까지 학생들에게 해준 사인만도 줄잡아 400여장.



10분간의 휴식시간 동안 운동장 근처의 체육실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과의 결승전때 어땠느냐" "2002년 월드컵의 한국유치는 가능한가" "애인은 있는가..."



남학생들은 마치 그를 `축구 박사'로 생각한 듯 축구에 관한 온갖 질문을 쏟아붇고 여학생들은 그의 사생활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2학년 이연진(17·여)은 "최성용 선생님이 오신 이후 여학생들 사이에서도 축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며 "체육시간이 가장 기다려진다"고 좋아했다.



오는 27일까지 이 학교에서 교생실습을 할 예정인 최성용은 "선수생활을 마감하면 훌륭한 선생님이 되고 싶다"면서 "이번 실습을 통해 이론공부도 게을리해서는 안되겠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 송진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