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조영 2단 ●천풍조 7단
기사입력 1996년 04월 08일 15시 29분
제3보(18~34)=연내 한국의 천원(天元)타이틀 보유자가 결정되면 한-중-일 3국 천원교류전을 갖자는 이야기가 무르익고 있다. 중국과 의 천원교류전은 9년째로 접어들고 있지만 한국 프로기단에 천원전이 개최된 지금 중국과 만의 천원 교류전은 더 이상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세계 최강 한국의 천원이 출전해야 비로소 으뜸중의 으뜸, 천원지천원(天元之天元) 을 가릴 수 있을 것이다. 격세지감이라고 해야 할까. 71년부터 3년간 진행되다가 73년에 중단된 한-일 교류전이 생각난다. `한국 기사들이 너무 약해서 교류전의 의미가 없다'는 측의 오만함을 그대로 감수해야 했던 그 시절을 어찌 잊으랴. 오늘의 이 영광은 20여년간 한국기원 소속 기사 모두가 한마음으로 `타도 '을 외치며 절치부심(切齒腐心)한 결과일 터. 흑 19 눈목자로 미끄러져 백 20으로 뛰어들었을때, 흑 21이 약간 이상했다. 당연히 막아야 하지만 22쪽이 옳은 방향이었다는 얘기. 흑으로서는 흑 1이하 9까지의 수순을 밟는게 실전보다 훨씬 능동적인 진행이었다. 우변 백은 3선으로 낮게 편재돼 별게 없고, 좌상귀 백진에도 아직 흑 A의 침입이 남아있다. 흑 23도 그냥 26의 곳으로 하나 더 늘어두는 게 좋았다. 뭔가 흑이 서두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선수를 뽑아 우하귀 34로 달려가는 백의 스텝이 경쾌하다. 그런데 수순을 거슬러 올라가 백 32에 호구쳐 삶을 확보한 것은 미숙했다. 여기는 `가'의 곳을 꽉 잇는 것이 정수. 실전의 형태는 언제든 흑 `나'의 선수를 당하게 되고 끝내기를 따져도 `가'에 잇는 것보다 2집 손해. 전투는 우하쪽으로 옮겨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