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기자 주간 사랑방
기사입력 1996년 04월 08일 15시 16분
##4월7일 "‘야구인의 날’로 정하자"
◆... `이날을 기념하자.'
지난 7일은 국내야구 사상 가장 경사스런 날이었습니다.
주니치 과 박찬호는 한날 동시에 한국야구 90년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을 작성한거죠.
관계자들은 이날을 `야구인의 날'로 지정해 두고두고 기념해야한다고 입을 모은 겁니다.
잠실구장에서 현대와의 시범경기를 하다 낭보를 접한 최정우 코치는 "야구인 모두가 완장이라도 둘러야겠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박찬호는 태평양 횡단 28개월만에 첫 승리를 따냈고 은 현해탄을 건넌후 첫 세이브를 올렸습니다.
국내 야구계가 술렁인 것은 당연했지요.
먼저 날아온 박찬호의 첫승은 가히 메가톤급 뉴스였습니다.
한국인에겐 뛰어넘을 수 없는 벽으로 여겨졌던 미국야구계의 지각 변동을 예고한 때문이지요.
◆... 그런데 박찬호의 첫승리 소식이 전해지자 가장 기뻐한 사람은 롯데 와 현대 정민태였습니다.
는 동기생이었고 정민태는 4년 선배이자 박찬호가 지난 91년말 와 한화의 스카우트 경쟁이 벌어졌을 때 박찬호와 함께 횟집을 하던 부산의 집에서 보름동안 동거동락을 했거든요.
의 말이 걸작입니다.
는 "4년전 찬호가 우리집에서 회를 많이 먹어 기운을 썼다"면서 자기일인양 기뻐하더군요.
또 은 기자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5일 에서 센트럴리그 최강타선을 가졌다는 카프전에서 의 구원실패를 은근히 즐거워 했던 기자들은 이날 이 세이브를 기록하자 입맛을 다시더군요.
하지만 주니치 선수들은 에 대해 절대적인 믿음을 가졌습니다.
이 9회말 의 9번 페레스를 삼진으로 마무리하자 마운드로 뛰쳐나와 애정어린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 이제는 눈길을 국내로 돌리겠습니다.
◆... 지난 5일 의 원정숙소에서는 한바탕 혼동이 일었습니다.
이날 최종준단장은 대구시내에서 일을 보고 호텔에 전화를 걸어 "오후 10시에 미팅이 있으니 프런트를 좀 모이게 하라"는 부탁을 했습니다.
물론 구단 프런트를 의식하고 한 말이죠.
그런데 최단장의 전화를 받은 호텔 여직원은 "근무자 빼면 두명 밖에 남지 않는데 뭘 모이지요"하고 말하자 뒤늦게 호텔 프런트직원과 구단 프런트직원을 혼돈하고 있음을 깨닫고 다시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답니다.
◆... 과묵하기로 소문난 해태 감독의 조크는 수준급입니다.
좀처럼 인터뷰를 하지 않는 김감독은 지난 6일 태평양과의 시범경기에 앞서 인터뷰를 요청받자 심드렁하게 받아넘기더군요.
김감독은 자신을 소개해 달라는 말에 "종이호랑이 감독 입니다","이빨빠진 호랑이 감독 입니다"라고 해 폭소를 자아냈지요.
그러나 김감독은 "이 없이도 우승할 수 있어. 우린 그런 팀이야"라며 자신감까지 보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