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최향남이 10승 못하면 손에 장을 지져'
기사입력 1996년 04월 04일 16시 08분
"이번에는 내 손에 장을 지져."
해태 감독은 지난해 투수 최향남(崔香男.25)을 두고 "10승을 못하면 장을 지진다"며 자신에 찬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작년 19경기에서 승리없이 5패에 방어율은 3.86.
물론 타선불발로 아깝게 승리를 놓친 경기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김감독은 올해 최향남의 활약을 예상해달라는 말에 "나는 (지난해 다 장을 지져서) 손가락이 없어"라며 엄살을 떤다.
그런데 이번에는 유남호 투수코치가 김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유코치는 "분명히 10승은 할수 있다"고 장담한 것.
일부에서 "손가락에 장 지지기 내기할까"라는 말에도 "좋다"라며 자신있게 말한다.
이토록 코칭스태프의 `총애'를 듬뿍 받고 있는 최향남은 정말 행복한 투수다.
1m 80의 큰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묵직하고 예리한 직구와 자유자재로 휘는 변화구는 당장 에이스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
또 현역 군인생활까지 마치며 그늘에 묻혀 있던 그가 성공한다면 `인간승리'의 표본이 된다.
등 팀 주전투수들이 대부분 30대를 넘긴 해태의 마운드 사정을 고려할 때 김감독이 거는 기대가 큰 것도 이해할 만 하다.
최향남은 `대(代)를 이은 내리 사랑'에 감격하며 "반드시 올해는 10승투수로 거듭나겠다"며 각오를 다진다.
올시즌에는 볼거리가 하나 더 생긴 셈.
지난해 김감독의 손가락에 `장을 지지게' 할뻔 했던 최향남이 올시즌에는 어떤 활약을 할지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