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아시아예선 레슬링 간판스타김태우 '황소투혼'
기사입력 1996년 04월 04일 15시 43분
**갑상선 부어 주스-죽으로 식사 대신
**새벽5시간 로드워크 … 후배들에 정신력 모범
`황소' 김태우(金泰雨·34·주택공사).
한국 레슬링의 간판스타이자 이번 애틀랜타 올림픽 아시아예선전에서 한국이 기대하는 `금메달 후보 0순위'이기도 한 그는 지금 마음이 무겁다.
몸의 컨디션이 아주 나쁘기 때문이다.
태릉선수촌에서 마무리중이던 열흘전부터 갑상선이 부어오르기 시작해 심할때는 침을 삼키는 것조차 힘든 형편이다.
목이 아프다 보니 식사량도 평소보다 엄청나게 줄어들어 하루세끼 죽을 먹고 주스를 마시는 것이 전부.
지난 3일 서울을 떠날때 부인이 정성껏 만들어 싸준 인삼꿀즙으로 영양을 보충하지만 대식가인 그의 `허기'가 채워질리 없다.
하지만 20명의 한국선수중 가장 나이가 많은 그로서는 후배들앞에서 "나 컨디션이 나빠 좀 쉬겠다"고 몸을 뺄만한 처지도 아니다.
94년 아시안게임때는 8개의 금메달을 휩쓴 그레코로만형과는 달리 자유형에서 유일하게 100㎏급의 금메달을 따내 체면을 세웠던 그였다.
특히 이번 애틀랜타 올림픽은 그의 20년 `매트인생'을 마감하는 고별무대.
그러니 6일부터 시작될 아시아지역 예선전에서 탈락하면 90년 북경과 94년 아시안게임 2연패 등의 화려한 이력에 오점을 남기고 매트를 떠나야 하는 입장이다.
"체중이 너무 많이 나가 밥을 적게 먹어 살을 뺀 것으로 생각하자."
이렇게 마음을 고쳐 먹으니 다시 몸에 힘이 생기는 것같다고 한다.
이곳에 도착해 첫날밤을 보낸 4일 아침 그는 아직 해가 돋지도 않은 새벽 5시반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가느다란 안개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행인들 사이에서 로드워크를 했다.
**北 재일동포 2세 눈길
◐... 이번 대회에 참가할 북한선수단중에는 재일동포 2세 3형제가 포함돼 있어 화제.
그레코로만형 62㎏급에 출전할 정성희(28)와 68㎏급의 건이(26), 그리고 74㎏급의 호차(74)가 그들.
현재 (德島)에서 북한국적으로 생활하고 있는 이들중 맏형 성희는 아버지 정일씨(51)가 운영하는 음식점의 일을 돕고 있고 둘째와 셋째는 체대에 재학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