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주간 사랑방
기사입력 1996년 09월 03일 14시 55분
◈... 선선한 가을바람이 코끝에 감돌면서 프로축구에도 서서히 우승고지를 향한 이합집산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당초 우승후보로 꼽힌 포항 일화 등이 예상대로 연승 혹은 무패의 기록으로 성큼 선두권을 형성했고, 수원 삼성도 후기리그서 무패행진(1승4무)을 이어가며 전기리그에 이어 다시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한주였습니다.
그럼 4승1무로 우승을 향해 쾌속질주하고 있는 의 분위기부터 살펴볼까요.
**"이러다 월급은 가욋돈 되겠네" ◈... 선수들은 요즘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최근 받은 승리수당이 월급보다 더 많다는 데서 나온 얘기지요.
게임당 100만원씩의 승리수당을 지급하는 은 지난달 4승을 거둬 주전선수 11명에게 400만원씩의 승리수당을 지급했는데 선수들은 "이러다가 월급이 가욋돈이 되는 것 아니야"며 싱글벙글 했답니다.
월급이 6천달러(약 4백80만원)인 니포감독도 6백만원을 챙겨 8월 한달은 선수단에게 신나는 한달이었습니다.
**까치보고 대승장담 적중 ◈... 일화 김영진 사무국장이 신통력을 발휘했다는데 무슨 얘깁니까.
◈... 지난달 28일 일화와 의 경기가 벌어진 공주에서의 일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이장수 감독 방으로 찾아온 김국장은 "새벽에 점검차 경기장엘 가봤더니 까치 5~6마리가 울고 있더라"면서 "오늘 경기는 분명 5대0이나 4대1 등 큰 스코어차로 이길 것"이라고 장담을 한 것이지요. 공교롭게도 일화는 이날 4대1로 이겼습니다.
정말 까치가 행운을 가져다 준 것일까요.
여하튼 그날 저녁 김국장은 만나는 사람들한테 마다 "내가 뭐랬느냐"며 끝없이 `까치 이야기'를 되풀이하더군요.
**겐나디 "사진좀 찍어주오" ◈... 반면에 일화의 겐나디(31.)는 색다른 고민에 빠져 있답니다. 코리안리그에서 알아주는 수비수로 명성을 쌓고 있는 자신을 정작 큰아들 디마(11)가 알아주지 않고 있다는 거죠.
사연인즉 "아빠가 뛰는지 안뛰는지 어떻게 아느냐"며 "사진이라도 보여달라"고 베스트멤버로서의 활약에 대한 증거제시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문제는 겐나디가 디마에게 보여줄 사진이 없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겐나디는 요즘 구단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내가 뛰는 사진을 좀 찍어달라"고 애원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회복 빠를듯 ◈... 지난달 29일 과의 경기에서 오른쪽 무릎인대를 크게 다쳤던 (전북)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부상정도가 덜하다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부상후 제천에서 머물며 가료중인 은 1일 서울 병원에서 MRI(자기공명)촬영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인대가 심하게 파열돼 완치까지 적어도 5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알려졌지만 진단결과 인대가 조금 늘어났을 뿐이어서 깁스를 할 필요조차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정상컨디션을 찾는데는 최소 3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여 오는 12월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에서 벌어지는 아시안컵 출전여부는 아직도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 용병 자심-사디크 '자취생활'로 체력저하 ◈... 안양 의 경우 용병 자심(23MF)과 사디크(23DF)의 체력이 떨어져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자심과 사디크는 올초 한국땅을 밟은 이후 별도의 숙소에서 `자취생활'을 해왔는데 이 때문인지 최근 급격한 체력저하 현상을 보이며 팀전력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지요.
자심과 사디크는 그동안 "회교식 율법에 따라 정해진 음식만을 먹어야 한다"며 한국음식을 거부한 채 숙소에서 직접 요리를 만들어 먹었으나 대충 빵 한조각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원정경기에 나설 경우 호텔에서 제공되는 양식에 적응하지 못해 이들에겐 음식문제가 큰 걸림돌로 작용해 왔습니다.
다급해진 측은 인 요리사를 특별 채용하는 문제를 검토하기도 했으나 한국에 살고 있는 인이라고는 이들 외에 2명밖에 없어 할 수 없이 백지화시킨 바 있습니다.
그렇지않아도 1승에 목말라 있는 는 이들의 침체를 어떻게 반전시킬지 고민이 태산같은데 뾰족한 수가 없는 모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