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직급 호칭 파괴 '붐'
기사입력 1996년 03월 29일 15시 33분
## 대리 진급 이전 사원들 끼리 … 스트레스 해소 효과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 `직급호칭 파괴 붐'이 일고 있다. 주로 대리 진급 이전의 신세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런 직급호칭 파괴는 서로의 호칭을 `~씨'보다는 몇단계 높은 직급을 붙여 부르는 것.
주로 사용되는 호칭은 `~박(박사)', `~국장', `~이사', `~사장'등의 여러가지 형태다.
이런 호칭파괴는 별명보다는 부담감이 한층 적으면서도 동료로서의 친숙감을 내보이기에 적당해 직장인들사이에 널리 퍼져있다.
성뒤에 `~박'을 붙이는 가장 일반적인 경우엔 약간은 유머스러우면서도 기분도 괜찮아 특히 애용된다.
입사 동기끼리 혹은 입사시기가 비슷해 존대를 써야할지 말을 놓아야 할지 조금은 애매한 관계의 선배가 후배를 부를 때의 호칭이다.
`~이사'나 `~사장'은 주로 외모나 행동에서 따온 용어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머리가 벗겨졌다거나 배가 나와 나이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키는 사원에겐 영락없이 이런 호칭이 따라 붙는다.
혹은 동작이 원래 느려 빨리빨리 움직여야 되는 말단 직원들의 모습과 별로 어울리지 않을 경우에도 해당된다.
윤모씨(33.P보험회사)는 "머리가 많이 벗겨져 평소 윤이사로 불리는데 복도를 지나칠때 사내의 타부서 사람들이 인사를 하고 지나가는 황당한 경험도 있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방송국이나 신문사에선 주로 `~국장'이라는 호칭이 따라붙는다.
신참 AD들이 자신을 소개할 때 "저는 국장급 PD 김XX입니다"라고 하며 경색된 분위기를 부드럽게 바꿔놓기도 한다.
가장 말단이었을때 주로 붙게되는 `~국장'이란 호칭은 부르는 사람뿐만 아니라 듣는 사람도 기분이 좋다는 소감.
이런 직급호칭 파괴는 궂은 일을 도맡아야 하는 신참사원들의 자조섞인 행태이기도 하지만 치열한 조직사회의 스트레스에서 탈출하고픈 욕망의 분출구이기도 하다.
< 나성률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