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체열 촬영법
기사입력 1996년 03월 29일 15시 23분
아픈 것을 대하는 우리말의 표현은 무척 다양하다. 그냥 막연히 아프다는 것이 아니라, 저린다, 쑤신다, 땡긴다, 시리다 등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아픈 사람보고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설명해 보라고 하면 대부분 난감해 한다. 분명 아프긴 한데 다른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을만큼 객관적으로 정확히 표현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 몸표면 열 추적으로 아픈 곳 검색 이때 필요한 검사가 바로 `컴퓨터 적외선 체열 촬영법'이다. 몸 표면의 온도 변화를 사진처럼 찍어서 아픈 곳을 정확히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통증 크리닉을 찾는 환자들로부터 가장 흔히 듣는 하소연은 분명히 아파 병원에 갔는데 검사결과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 뿐이라는 것이다. 아픈 사람의 입장에서는 참 답답한 이야기겠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검사 방법들은 주로 구조적인 이상을 찾아내서 아픈 원인을 밝히는 것이기 때문에 아픈 곳을 직접 밝히는 것은 아니다. 아프다는 것은 아픈 사람만이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자신의 주관적인 표현으로, 아픔 그 자체를 사진이나 숫자로 나타내는 검사법은 아직까지 없었기 때문이다.
체열 촬영 방법의 기본 원리는 몸 표면의 열을 이용해서 아픈 곳을 찾는 것이다. 모양새만을 찍어내는 X레이처럼 뼈의 구조적인 이상을 찾는 것이 아니라 몸 표면의 온도 분포를 지도처럼 영상화 시켜서 온도 변화를 측정하여 통증이 있는 부위와 없는 부위를 밝혀내는 것이다.
물론 체표면의 온도 측정은 아주 정밀한 작업이어서 컴퓨터가 체표면의 적외선 방출을 측정하여 0.1도 이내의 작은 차이까지 종합 해주어야만 통증을 찾아낼 수 있다.
검사마다 하는 목적이 다르고 이상을 찾아낼 수 있는 부분이 다르다. X레이 검사는 뼈의 모양과 위치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 첫번째 목적이고 적외선 체열 촬영 검사는 체표면의 온도 변화를 알아내서 통증의 분포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온도가 많이 변할수록 근육과 신경의 손상이 심한 것으로 통증 역시 심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검사든 검사 하나만으로 아픈 원인을 다 밝혀 낼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모든 검사를 다 해볼 필요는 없다. 의사의 판단에 따라서 필요한 검사를 하고, 그 결과를 종합해서 판단하고 진단해야 옳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전영순·통증클리닉 원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