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日 가와구치 또 울려
기사입력 1996년 03월 28일 15시 23분
**92년 J선수권 이후 창과 방패 대결 ** - 역대전적 2승 … 둘만의 자존심 싸움 화제 한국의 골게터 (崔龍洙.22.LG)와 의 GK 가와구치(川口.20.M). 이들은 27일 밤(이하 현지시간) 샤 알람경기장에서 펼쳐진 한-일전에서 아무도 모르는 `둘만의 경기'를 벌였다.
그리고 후반 37분 한국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가 성공시킴으로써 이날의 `개인전'은 의 승리로 끝났다.
그동안 이들은 묘한 인연을 유지해 왔다.
악연이라면 악연.
이들이 처음으로 만난 것은 지난 92년 10월4일 두바이에서 벌어진 제28회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준결승(2대1.한국승)에서였다.
당시 는 가와구치를 상대로 결승골을 뽑아낸 후 그의 코앞에서 한껏 약을 올렸고, 가와구치는 분함을 삭이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렸었다.
그후 가와구치는 이를 갈며 와의 재회를 기다려 왔고 마침내 3년반만에 그와 마주선 것이다.
가와구치는 한국과의 결승을 하루 앞둔 26일 숙소인 에서 "의 슈팅을 모조리 잡아내 빚을 갚겠다"고 공언했었다.
도 "가와구치는 잘 울던데…"하며 능청을 떨었다.
그리고 27일 밤 10시20분, 이들은 샤 알람경기장에서 맞섰다.
경기 초반 의 벼락같은 문전쇄도를 절묘하게 처리한 가와구치의 얼굴에는 미소가 흘렀다.
마침내 빚을 갚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후반 37분 운명의 시간이 닥치고 말았다.
수비수 스즈키가 한국의 을 덮쳐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가 키커로 나섰던 것.
작년 2월 에서 벌어진 제3회 다이너스티컵 과의 결승 승부차기서 헛발질로 패배를 자초한데 이어 이번 대회 중국전에서도 또다시 페널티킥을 놓쳤던 는 가와구치를 의식한 듯 전에 없이 침착했고, 마침내 골네트를 흔들고 말았다.
가 가와구치와의 역대전적에서 2승째를 장식한 것이다.
가와구치는 "구야시이(분하다)-"를 외치며 또다시 울었다.
94년 코리안리그 신인왕 와 95년 J리그 신인왕 가와구치.
한-일간의 라이벌전이 이어지는 한 이들의 `개인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