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기도 남자살해 40대여인 '무죄'
기사입력 1996년 03월 28일 15시 21분
**서울 고법 "우발범행 인정" 성폭행하려는 남자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40대 여인에게 이례적으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28일 성폭행하려는 남자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항소한 홍모씨(43.여.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대해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홍씨가 자신을 강간하려던 남자의 어깨를 흉기로 찔러 과다출혈로 숨지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당시 상황을 종합해 볼때 홍씨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볼 수는 없으나 야간에 자신을 성폭행하려는 거구의 남자를 상대로 자신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만큼 과잉방어로 볼 수 없어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홍씨는 지난 94년 10월 서울 마포구 공덕동 공덕시장내 식당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조모씨(52.콘크리트공)와 함께 저녁을 먹고 귀가하던 중 조씨의 제의로 인근 건축공사현장 숙소로 함께 갔다가 조씨가 갑자기 자신을 강제로 성폭행하려 덤벼들자 당황한 나머지 옆에 있던 식칼로 어깨를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