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부 연수원에 포켓볼 강습화제
기사입력 1996년 03월 27일 15시 58분
**주부공무원등 이론-실기 배우며 즐거운 시간 "허리를 바싹 굽히고…." "큐대를 안정되게 꽉 잡으세요."
"어머, 어떻게 그런 걸 칠수가 있으세요."
26일 오후 8시. 수원의 내무부 공무원 연수원에서는 이색 강연이 한창이었다.
40명의 여성공무원이 참관, 탄성과 박수소리가 잇따르는 가운데 묘기당구의 대가 변경환선수(43)의 포켓볼 당구 강습이 진행된 것이다.
점프 당구, 한큐에 여섯개의 볼을 포켓에 집어넣기, 장애물 넘기등 생전 처음보는 묘기당구에 여성공무원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줄 몰랐다.
신세대 여성들에게 붐을 일으키고 있는 포켓켓이 드디어 공무원 연수 과정에도 `건전한 오락강습'으로 도입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강연은 당구역사와 매너, 기본 자세, 포켓예술구등 1시간의 이론과 1시간의 실기로 짜여졌다.
그동안 당구의 `당'자도 몰랐던 주부 공무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강연을 듣는 여성공무원들의 눈초리는 그냥 예사롭지만은 않았다.
"당구치는 걸 처음 봤다"는 인천동구청 위생관리계장 박판순씨(36)는 "그동안 남편과 같이 즐길 놀이가 없었는데 드디어 공유할수 있는 오락을 발견한 것 같아 더없이 즐겁다"며 미소를 지었다.
사실 그동안 골프와 볼링등은 공무원 연수과정의 오락프로그램으로 채택돼 왔었지만 당구가 강습과목으로 선택되기는 이례적인 일.
그동안 당구는 건전오락으로보다는 소비지향적인 놀이문화로만 인식돼 왔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달 중순경 고급공무원 간부양성 과정에서 처음 당구가 오락과정으로 선택되고 의외로 반응이 좋자 이번 `여성간부과정'에도 한 과목으로 선택됐다. 내무부공무원 연수원 이형렬 체육교관은 "연령과 신분, 성별에 관계없이 즐길수 있는 오락이 당구이고, 특히 여성들을 위한 최적의 운동이라고 생각해 과감히 오락강습으로 채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강습의 참관자들은 전국 각시-군-구청의 계장급(6급)들로 사무관 진급을 바라보고 있는 여성공무원들이었다.
강화군 민원계장 유현순씨(35)는 "여성들이 한번 도전해볼만한 운동인 것 같다"며 "앞으로 남은 2개월의 연수기간동안 집중적으로 연마해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