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마운드 폭격 내게 맡겨라'
기사입력 1996년 03월 25일 18시 45분
**차세대 왕대포 그건 나**살살쳐도 담장 훌쩍…
`소총부대에 웬 대포?' 지난해 10월 동계훈련부터 `짧고 빠른 타법'을 연마해온 삼성타선에 혼자 장거리포에 맛을 들여가고 있는 선수가 있다.
감독의 지도방침에 반기(?)를 든 선수는 바로 고졸 2년생 슬러거 (李承燁.20).
지난 23일 OB와의 첫 시범경기 5번째 타석에서 우측관중석 중단에 떨어지는 큼직한 우월 1점홈런을 쏘아올린 이 24일 쌍방울전 첫 타석에서도 똑같은 코스로 아치를 그렸다. 연타석 홈런이자 2경기 연속홈런.
하지만 상대팀이 볼때 얄미울 정도로 끊어치는 타법을 주문하고 있는 백감독이 이런 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어 의외가 아닐 수 없다. 백감독은 비록 고졸 2년생이지만 팀내 타자 가운데 가장 타석에서 안정감을 갖고 있는 선수로 서슴없이 을 꼽고 있다.
"의식적으로 큰 것을 때리려고 덤빈다면 문제지만 은 가볍게 맞힌 것이 장타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지금의 타격자세를 시즌때도 그대로 가져가도록 주문한다"는 것이 백감독의 설명이다. 자신도 홈런에 대해 별로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스윙자세를 가다듬는다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타석에 서고 있는데 예상밖으로 장타가 터져나온다"며 의아해 했다.
은 올시즌을 맞아 타격폼을 조금 바꿨다.
지난해는 타격전 예비동작으로 오른발을 들었으나 올해부턴 발을 들지 않는 대신 스탠스를 약간 좁혔다.
또 백스윙 동작을 줄이고 팔로스로는 예전대로 크게 가져가고 있다.
이 때문에 상,하체의 균형이 안정되면서 스윙 스피드도 향상되는 이점을 얻었다.
타고난 힘에 부드러움까지 겸비하고 있는 .
입단 2년째를 맞아 몰라보게 성숙된 모습으로 나타난 이 올시즌 타격판도에 어떤 회오리 바람을 몰고 올지 대구팬들은 설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