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식 이름갖기 유행
기사입력 1996년 03월 22일 18시 38분
**해외연수-유학가서 만들어 귀국해서도 사용 "난 제임스야. 너는." "응, 제인이라고 불러줘."
젊은이들 사이에 `세컨드 네임'이 유행하고 있다.
`철수'나 `영희' 같은 한국 이름이 아닌 `제임스'나 `제인', `존' 같은 서양식이름을 갖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것.
조세형군(22D대 4년)은 "친구들 중 상당수가 미국식 이름을 갖고 있다"면서 "특히 물좋기로 소문난 유명 나이트클럽에서 자신을 한국식 이름으로 소개하면 촌놈소리를 듣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서양식 이름이 잘 나가는 신세대의 기본처럼 되고 있는 것은 해외유학이나 연수가 일반화돼 있기 때문.
이들은 미국이나 유럽 등 유학이나 연수 때 쓰던 자신의 서양식 이름을 귀국해서도 별명처럼 쓰고 있으며 자신들의 명함 뒷면에도 버젓이 새겨 넣고 있다.
미팅에서 자신을 소개할 때 어학연수를 다녀왔다는 것을 은근히 자랑하기 위해서 서양식 별명을 늘어놓는 경우도 많다.
이와 함께 인터넷의 등장으로 해외의 인터넷 사용자와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서는 서양식 이름이 편리하다는 이점때문에 `세컨드 네임' 열풍은 더해가고 있다. 강지영양(20S대 3년)은 "인터넷을 사용할 때 한국식 이름으로 소개하면 상대방이 잘 기억하지 못해 AFKN에서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 베이워치의 여주인공인 파멜라 앤더슨의 이름을 따 파멜라라고 지었다"면서 "네티즌들이 파멜라 같은 글래머를 연상하는지 인기가 만점"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서양식 세컨드네임이 유행하면서 일부 젊은이들 가운데는 이름이 아니라 성으로 쓰이는 `로버트'나 `메이저' 등을 멋모르고 이름으로 쓰는 경우도 있어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