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도 총선 반짝 특수
기사입력 1996년 03월 21일 16시 36분
## 1부 8000원 여론조사 '황금알 낳는 거위' 대학가에 총선 반짝 특수가 일고 있다. 오는 4월11일 실시되는 제15대 총선을 맞아 대학가에 공명선거운동을 비롯한 정치에 대한 관심보다는 돈벌이에 급급한 `실속파'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
각급 여론조사기관에서 일하는 유료아르바이트는 대학생들 사이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면서 폭발적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보수가 설문지 1부에 5,000~8,000원에 이르는 등 하루에 10부만 작성해도 10만원 가까이 벌 수 있다는 것.
장모군(21S대 3년)은 "여론조사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들 가운데 돈에 눈이 멀어 직접 여론조사도 하지 않은채 친구들을 통해 가짜로 설문지를 작성하기도 한다"면서 "이제 선거는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을 뽑는다는 의미보다도 학생들에게 있어 수입이 짭짤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아르바이트축제"라고 단정했다.
이와 함께 정치광고대행업체나 각종 선거관계업체에서의 업무보조 역시 야근까지 해야 하는 등 일손이 모자라 그에 따른 수당까지 합하면 한달에 이번 선거특수로 100만원을 챙기는 건 기본으로 인식되고 있다.
반면 선거관리위원회나 공명선거협의회 등에서 무료 자원봉사는 대학생들의 관심을 기대만큼 끌지 못하고 있는 상태.
선관위나 공선협에서 30시간 일할 경우 1학점을 부여하는 에서는 작년 627지방선거때 300명의 학생들이 지원했으나 이번에는 이에 절반도 안되는 140명만이 등록했다.
사회봉사실장인 주성수교수는 "15대 총선 자원봉사신청이 예상보다 훨씬 적다"면서 "이는 학생들의 선거에 대한 무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각 후보들의 선거운동을 돕는 자원봉사 역시 상당수의 학생들이 동문회나 인척 등의 관계로 마지 못해 일하는 등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한 일부 학생들은 교수들이 대거 정계진출을 선언하면서 생긴 수업 공백을 이용, MT나 여행스케줄 짜기에 바쁜 모습을 보이기도.
김소형양(21 3년)은 "20세기의 한국을 이끌 대학생들이 선거에 무관심한 채 자신의 실속 추구에만 급급한 게 안타깝다"면서 "하지만 이에 대한 책임이 정치인들에게도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 김대업 명예기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