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소식
기사입력 1996년 03월 20일 18시 26분
◆ 나에게로 오라 ◆ - ‘나에게 오라’는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흑백사진과 함께 ‘모든 이의지나간 열아홉 무렵에 이 영화를 바친다’는 자막으로 시작된다.감옥에서 나와 야망을 안고 고향에 돌아온 장돌뱅이(), 타락으로 자신을몰고가는 방황하는 학생(), 진정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몸과 마음을 바치는지조있는 작부(윤수진), 맑은 미소를 잃지 않는 구원과 같은 여자(지종은)가 그리는 젊은날의 초상이 이야기의 중심축.젊은 시절의 꿈과 좌절, 사랑과 격정을 표현하는 에피소드들이 웃음과 눈물, 가벼움과 무거움이 적절히 조화된 가운데 짜임새 있게 펼쳐진다.삭발을 하고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면서 개성연기를 선보인 과우수에 젖은 눈빛연기를 보여주는 ‘모래시계’의 스타 의 완벽한연기 앙상블이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는 평.##밑바닥 인생의 사랑얘기◆ 를 떠나며 ◆- 신분이나 명예, 조건이 필요없는 사랑, 술이 아니면 살 수 없는 알코올중독자와 길거리의 창녀가 나누는 무조건적이며 극단적인 사랑이야기를 그린 영화.술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극작가 벤(니콜라스 케이지)은 남은 생을 술로 마감할 생각으로 로 떠난다.환락의 도시 에서 벤은 창녀 세라(엘리자베스 슈)를 만난다.한손에 술병을 들고 비틀거리는 걸음, 흐린 눈빛으로 주절거리는 주정뱅이.혹시라도 곁에 올까 겁나는 이 사내를 세라는 따뜻하게 안는다.있는 그대로를 사랑한 연인.운명적이고 절대적인 이들의 사랑은 핸드헬드 카메라에 의해 거칠게 흔들리면서 더욱 강렬하게 관객의 뇌리에 박힌다.##스승에게 바치는 감동의 노래 ◆ 홀랜드 오퍼스 ◆- ‘군사부일체’가 온데간데 없는 것은 물론 설 자리조차 잃어가고 있는 교사들에게 바치는 감동의영화가 ‘홀랜드 오퍼스(Mr. Holland's Opus)’.존 F 케네디 고등학교의 음악선생으로 첫 출근한 홀랜드 (리처드 드레이푸스)는 불협화음에 허덕이고 있는 교향악단과 맞닥뜨리게 된다.위대한 교향곡을 작곡하려는 야망대신 말 안듣는 학생들과의 고단한 생활을 시작하게 된 홀랜드.그러나 아내의 임식소식에 학생들과의 교류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갖게 된다.클래식뿐 아니라 비틀스와 의 로큰롤까지 음악실로 끌어들이는 등 학생들과호흡을 같이하지만 정작 자신의 아들이 청각장애가 있음을 알게 되면서 깊은 좌절에 빠져 든다.‘죽은 시인의 사회’에서와 같은 극적인 구성이나 반전은 없지만 훈훈한 감동이 영화전편에서우러나는 ‘수작’이다.##사실적 폭력묘사등 충격◆ 저수지의 개들 ◆- ‘저수지의 개들(Reservoir Dogs)’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영화팬들이 가장보고 싶어했던 영화.92년 선댄스 영화제, 칸 영화제등을 통해 공개된 이 영화는 ‘90년대 영화스타일의 창조’‘고다르 이후 최고의데뷔작’이라는 격찬속에 수많은 아류작을 낳았지만 한국에선 수입심의가 반려돼 한국영화팬에겐 ‘소문으로만접한 문제작’으로 남아 있었다.이 영화의 국내개봉이 늦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피로 가득찬 영상, 상스러운 갱들의 언어, 극도로사실적인 폭력묘사등 때문.피를 쏟아내는 부상자를 눕혀 놓고 내부 밀고자를 밝혀내려는 갱들의 모습, 배신에 직면한 갱들이무모할 정도로 지키려는 의리와 자존심이 광기어린 유머속에 그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