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춘곤증' 경계
기사입력 1996년 03월 18일 16시 12분
**밤낮길이 변화 … 충분한 수면도 필요
**진통 - 각성제 복용은 피해야
**신선한 야채 - 생선으로 식욕부진 해결
봄을 맞아 까닭없이 노곤해지거나 밥맛이 떨어지고 밤에는 잠을 설치는 춘곤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춘곤증은 겨우내 추위에 움츠려 있던 몸과 마음이 갑자기 풀어지면서 자율신경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자연적인 현상.
의대 가정의학과 홍명호교수는 "겨울에 비타민B1 을 많이 소모해 봄철이 되면 심신이 피곤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춘곤증을 이겨내려면 제철에 나는 냉이, 달래, 씀바귀 등을 먹고 계절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기르는 게 좋다"고 말한다.
봄을 타는 사람들에게는 식욕촉진과 정력보강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풋마늘과 달래가 좋다.
언땅을 뚫고 나와 힘찬 생명력을 상징하기도 하는 달래나 풋마늘은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하고 특히 주성분인 알리신은 유황화합물로 몸안에서 비타민B1과 결합하면 활성 지아민으로 변해 거의 손실없이 흡수된다는 것.
또 꽁치 등 생선도 질이 높은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좋은 식품으로 꼽힌다.
춘곤증으로 인한 두통, 현기증, 식욕부진에 진통제나 각성제를 복용하는 대중요법은 금물.
춘분(20)을 기점으로 밤낮의 길이가 바뀌므로 밤늦게 귀가하지 말고 잠을 충분히 자는 게 좋다.
특히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병, 폐결핵이 있는 노약자들은 겨울철에 움츠려 있다가 갑자기 따뜻한 봄볕을 받아 심신이 풀어지면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이상 증세가 심해지면 빨리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젊은이들 또한 봄바람과 함께 자율신경계 등의 조화가 깨지면서 감정적으로 보다 과격한 행동으로 치닫거나 반대로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겨울에는 체력이 소모되고 채소도 부족해 비타민 결핍 등으로 저항력이 약화되므로 봄바람이 불면 고단백 식품, 식물성 지방과 함께 제철에 나는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