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자이르용병 스트라이커] 아메카 마말리 ♣
기사입력 1996년 09월 16일 13시 49분
"음메 기죽어." 포항 아톰즈의 캠프에서 난데없는 신음소리가 들린다.
진원지는 최근 포항과 입단계약을 체결한 자이르 출신의 19살 FW 아메카 마말리.
연봉을 포함한 몸값 47만달러(약 3억8천만원)로 용병으로서는 파격적인 액수만큼이나 기량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그의 `비명'은 -라데 투톱의 가공할 위력 때문이다.
지난 4일 목동 전(3대2승)서 라데(2골-1어시스트) (1골-1어시스트)의 활약에 넋을 잃었던 그는 지난 14일 우중판당()과의 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 1차전 홈경기서 라데가 혼자 4골을 빼내는 것을 보고는 완전히 꼬랑이를 내려버렸다. 급기야 "어디 다른 팀이 있으면 알아봐 달라"는 하소연을 내윽을 지경까지 됐다.
이 우중판당과의 경기서 왼쪽발목을 다친 덕분(?)에 마말리는 예상보다 빨리 18일 안양 전에 첫선을 보이게 됐다.
그러나 `당당한 주전'이 아니고 `대타'임을 알기에 그의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자칫 하다가는 `출전 길'이 더욱 멀어질지도 모른다.
그만큼 라데- 투톱은 포항의 용병들에게 넘기 힘든 벽이다.
라데를 능가하리라던 65만달러(약 5억2천만원)짜리 `우크라이나 특급' 코놀(23)도 결국 이들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공격형 MF로 자리이동, 근근이 출전기회를 기다리는 처지다.
이 정도니 전형적인 스트라이커인 마말리가 "나는 보나마나 벤치신세"라고 지레 겁먹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가 버티고 있는 미드필드에도 이방인 `벤치워머'가 있다.
라데의 소개로 24만달러(약 2억원.이적료+계약금)에 올시즌 입단한 시모(25).
전기리그가 끝난 뒤 허벅지 근육을 다치긴 했지만 올들어 그라운드에 나선 것은 불과 5게임.
한집안인 전남이 `용병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는 상태서 포항 용병들의 `구직난'은 프로축구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 김동국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