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닥다리 재활용품 '깜찍'패션 '깜짝'변신
기사입력 1996년 03월 15일 18시 06분
**컴퓨터 칩 이용 목걸이-반지 인기
**몽당연필-지우개-호출기로 나만의 멋내기
"액세서리도 재활용품시대."
젊은이들 사이에 재활용품 액세서리가 유행하고 있다.
지난해 폐타이어로 만든 신발이 등장한데 이어 목걸이를 비롯한 액세서리에도 재활용바람이 불고 있는 것.
요즘들어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재활용 액세서리는 `칩'액세서리.
이는 컴퓨터의 칩을 떼어내 목걸이나 반지로 재활용한 것으로 청바지를 비롯한 캐주얼복장의 패션에티켓으로 통하고 있다.
이정희양(21D대 3년)은 "대학 입학때 구입한 컴퓨터가 낡아 업그레이드 하면서 떼어낸 칩을 가죽끈에 매달아 다녀보니 시선집중"이라면서 "친구들에게도 만들어 선물했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에서는 아예 이들 칩을 이용한 액세서리를 만들어 4,000~1만원에 팔고 있기도 하다.
앞과 압구정동에서 패션액세서리 전문점을 경영하고 있는 최부일씨는 "칩 액세서리가 젊은이들에게 인기 폭발"이라면서 "칩의 투박스러움이 젊은이들의 원시성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기계문화에 대한 의도적 반발이 어울려 빚어낸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이런 칩 액세서리와 함께 몽당연필이나 지우게, 구형 무선호출기 등 젊은이 자신들이 쓰다가 버릴 만한 물건도 접착제나 끈, 물감 등을 이용해 훌륭한 패션 액세서리로 만든다.
최한영군(20S대 2년)은 "천편일률적으로 인스턴트화돼 가는 이 시대에 있어 자기만의 액세서리를 갖는 건 신세대의 조건"이라면서 "이들 재활용품 액세서리들이 조잡스럽고 거칠기는 하지만 젊은이라는 그 특징 때문에 오히려 더 멋지게 보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