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치료 위해 배우자 협조가 필수
기사입력 1996년 03월 15일 18시 06분
K씨는 몇년전 부인과 사별한 독신남이다. 얼마전부터 새로운 여자를 알게 되기까지 성에 대한 모든 것을 잊은지 십여년….
전부인과 오랫동안 앓아온 병때문에 부부관계를 할 수 없었던지라 모처럼 새로 만난 여자와의 첫 관계는 기대반 긴장반이 뒤섞인 기분이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렇게까지 안될 수 있을까요?" 짙은 낭패감에 안절부절이었다. 처음 얼마동안은 그런대로 마음을 달래주며 이런 저런 협조를 해주던 그녀가 짜증을 내기 시작하더니 얼마전부터는 아예 허락조차 않더란다.
지난 십년동안 거의 금욕상태였던게 이제 남성의 기능이 망가진 것은 아닌가! 마치 쇠가 녹슬어 쓸모없게 된 것처럼…. 새로 만난 여자로부터 크게 무안을 당한 모양이었다.
물론 K씨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는 의사의 몫이다. 그러나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배우자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환자를 이해시키고 용기를 주는 것 외에 배우자는 자연스럽거나 또는 자연스럽지 않을지도 모를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여자들은 문제해결을 위해 어떤 일이든 기꺼이 하려고 하며 풍성한 성생활을 즐기려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K씨는 불행히도 친밀히 협조해 줄 부인을 이미 잃은 터였고 만난지 얼마되지 않은 여자더러 그런 역할까지 바랄 수는 없겠는가?
대부분의 남자들은 이런 문제에 부딪혔을 때 자손심에 큰 상처를 받아 자괴감이나 성적자학에 빠지기 쉽다. 남자들 일부는 우월감있게 여자는 순종적으로 응하는 성관계를 좋게 생각하며 이 관계가 깨지면 실패한 성으로 생각한다.
이어 부부관계도 깨지기 쉽고 사회생활의 낙오자로 생각한다. 더구나 순종적으로 역할을 하는 여성도 배우자가 자꾸 실패하게 되면 욕구불만이 많아지게 되고 남자에게는 계속 무언의 압력을 가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되면 자가회복은 물론 전문적인 치료에도 별 효능을 볼 수 없게 된다. 발기부전, 조루, 단소음경에 대한 치료에서 배우자의 역할은 물론 대인관계, 성교육, 개인성격, 성지식 등에 대한 기초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K씨에 대해 위와 같은 제반상황을 주지시킨후 전문적인 성의학적 치료는 시작되었다. 이런 경우 치료기간은 심인성 경우 대개 두어달을 넘지 않는다.
그러나 배우자의 협조 여부가 치료의 질이나 기간단축을 다양하게 결정해준다. 보다 쉽고 조기에 회복할 수 있는 역할의 반은 여자에게 있음이 명백하다.
정양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