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 복학생 '으악병' 신드롬
기사입력 1996년 03월 14일 17시 14분
**컴퓨터는 두렵고 토플공부는 '도로아미타불' **새내기틈서 해보려 안간힘 … 대처방안도 가지각색 복학생들이 속칭 `으악병'으로 통하는 `후천성 적응력 결핍증'에 몸살을 앓고 있다. `으악병'이란 복학생들이 지난 몇년새 급변한 캠퍼스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연신 비명을 질러 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복학생을 당황하게 만드는 것들은 학내 전산망 구축과 각종 편의 시설, 그리고 취업문제 등이다.
각 대학이 컴퓨터를 필수 이수과목으로 채택하는 것은 물론 수강신청을 컴퓨터 처리하고 전교생에게 노트북 공급을 추진, 강의실에 아예 노트가 사라진 곳도 있다.
또 학내에 패스트 푸드점이 생겨 인기를 끄는가 하면 직불카드가 생겨 현금이 필요 없어 진 곳도 있다.
뿐만 아니다.
취업대비로 토플을 익혔던 구세대(?) 복학생들은 이제 영어공부도 다시해야할 판이다.
각 기업체들이 토플 대신 듣기 능력을 강화한 토익이나 G-Telp 성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
때문에 으악병의 초기증상은 `세상 많이 변했구나' 하는 감탄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중기로 넘어가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하는 황당함으로 변하고 결국 말기엔 새로운 것만 보면 질겁을 하고 `으악~' 비명을 지르게 된다는 것.
특히 컴퓨터는 공포의 대상.
컴퓨터의 `컴'자만 들어도 질색인 이들에게 인터넷까지 운운하게 되면 거의 발작에 가까운 반응을 볼수 있다고.
이에 복학생들이 취하는 대응양상도 가지가지.
대표적인 것이 자칭 `나도 새내기'형으로 이들은 무조건 1학년 새내기들 틈에 끼고 본다. 수강신청도 1학년 과목으로 하고 노는 것도 1학년들과 함께 하면서 차츰 적응력을 키워나간다는 것.
그런가 하면 말끝마다 "이럴줄 알았으면 제대하지 말걸"하며 오히려 군대시절을 그리워 하는 `재입대 갈망'형도 있다.
이 밖에도 아예 시종일관 옛방식을 추구하는 `체제 고수'형과 모든 것을 포기한 채 될대로 되라는 식의 `캐세라 세라'형도 있다.
올해 복학한 안정훈군(성균관대3년)은 "예전에는 군입대하는 후배에게 `내가 너라면 안 산다'고 놀렸지만 지금은 내년에 복학할 후배에게나 하는 말이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