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 다녀온 여선생 '껌벗어'
기사입력 1996년 03월 13일 16시 15분
서양말 한번 쓰자. 키드파워.
`아이들의 힘'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단다.
이 세상은 어른과 아해들이 함께 공존을 했지만 언제부턴가 `내일의 주인공'인 아이들이 `오늘의 주인공'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름에 아예 `아이'를 달고 있었던 `와 아이들'은 이미 은퇴를 하셨다.
그들은 종교적 힘이 돼서 젊은 아해들 가슴에 살아 있지 않은가!
백화점의 주 공략층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20, 30대 젊은이였는데 지금은 초등학교 아해들로 바뀌었을 정도란다.
힘을 가진 10대이하 아해들의 말이라면 어른들은 아무 소리 못하고 그대로 따르는 실정이다.
요즘 아해들은 어른 앞에서 조금도 말을 가리지 않는 것 같다.
아니 좀 더 정확히 설명하자면 말을 가리되 어른들의 간담을 서늘케하는 말만 골라서 마구한다는 것이다.
증거를 대라구? 대겠다.
증거1.
초등학교 여교사가 신혼여행을 다녀와 출근한 날인데 아이들이 첫날밤 얘길해달라고 난리가 아니다.
완전히 어른인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야단을 치긴 커녕 얼굴이 빨개져서 어쩔 줄을 모른다.
당황한 선생님, 괜히 앞자리서 껌을 질겅질겅 씹고 있는 철수에게 화를 내는데 겨우 입에서 나오는 말이 "김철수!껌 벗어!"
증거2.
중학생 딸아이가 엄마에게 버스안에서 있었던 일을 말한다.
"엄마시여. 소녀 버스로 하교 중이신데 어떤 남자 아이가 `너 남자냐 여자냐?'고 묻더이다. 해서 `여자다 왜?'했나이다."
엄마 간신히 대답하되 "고약한 녀석이 공주님의 심기를 건드렸군요. 그래 무례한 자를 어떻게 나무라셨나이까?"
"여자라는 증거를 보이라고 하기에 나는 즉시 보여 줬지요."
엄마는 사색이 된다. "공주님, 치매가 오셨사옵니까? 흉칙하게 어딜 보여 줬단 말인지요?"
"엄마 마마! 왜 기절을 하시려고 그럽니까? 소녀는 걸스카우트 단원 신분증을 보여 줬을 뿐입니다. 히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