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기사입력 1996년 03월 08일 16시 21분
##`미국에서 서울찍고 다시 일본으로.' ○… 장돌뱅이처럼 1년중 반은 객지생활을 해야 하는 프로야구 선수들은 무엇보다 지루함을 참는게 가장 힘든 일이다.
더구나 한달도 넘게 이국땅에서 전지훈련을 한다면 제대 날짜를 손꼽아 헤아리는 말년 병장같이 귀국일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오는 11일 미국에서 `일시 귀국'하는 OB 선수단은 한숨만 푹푹 쉬고 있는 입장.
서울에 도착한뒤 다시 일본으로 출발해야 하는 전지훈련 일정 때문이다.
그나마 서울에서 잠깐이라도 가족, 애인의 얼굴이나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선수들은 김포공항 면세구역에서 5시간이나 꼼짝없이 갇혀 있어야 하는 처지다.
OB는 지난해 전지훈련 일정을 짜면서 미국에서 일본으로 바로 직행하는 대신 한국을 거친뒤 일본으로 넘어가는 비행노선을 택했다.
이유는 2배 가까이 차이나는 항공요금 때문.
서울을 경유하면 선수 1인당 110만원이지만 미국 일본 직항 노선은 200만원을 넘는다.
신인 강영수 등을 포함해 군미필자들은 단수 여권이기 때문에 김포공항에서 세관을 통과하고 입국신고를 해버리면 다시 여권을 발급받아야 하는 복잡한 문제가 발생한다.
서울구경도 못하고 면세구역에서 5시간을 대기한뒤 일본행 비행기에 다시 몸을 실어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피치못할 사정 때문.
OB 선수들은 "미국에서 마음대로 못한 전화나 실컷 해야겠다"며 답답한 속을 달래지만 2군 훈련참가를 위해 아예 귀국하게 되는 양승호코치와 운영팀 조성일씨가 그렇게 부러울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