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순 소령
기사입력 1996년 03월 12일 15시 54분
**날마다 "독도야 잘잤느냐" 섬 선희
**하루에 전국토 3,000리 도는 '하늘의 불침번'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날마다 에 문안인사하는 김규순 소령(33·공사33기)의 가슴은 요즘 불처럼 뜨겁다.
누군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시비 때문만은 아니다.
2,000회 비행돌파.
활화산 청춘처럼 뜨거운 조국애와 자부심이 용솟음친다는 황금의 시간대에 김 소령이 돌입한 것이다.
2,000회 비행은 빨간 마후라에게 환상의 영역이다.
푸른 창공의 전사로 기량이 최절정으로 치닫는 시기다.
스포츠조선이 지령 2,000회를 돌파하는 13일 김규순 소령은 2,000회비행을 넘어선다.
공군 파일럿이 집계하는 시간대로는 2,100시간. 김 소령은 하루 1시간5분씩 2,000일을 비행했다.
김 소령은 2,000회돌파의 감격을 `1당 100'의 자신감으로 표현했다.
공대지 미사일을 쏴도 백발백중이요, 전투기의 꽃인 전투도 완전히 손에 익었다.
최고가 되겠다는 자부심.
김 소령은 10년전 훈련기를 몰던 때의 목표가 서서히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김 소령이 하루 비행하는 코스는 국토 삼천리. 청주비행단 격납고를 이륙, 에 문안인사하고 동서남북을 한바퀴 빙 돌면 꼭 1시간5분이 걸린다.
평균 시속은 700㎞. 때로 음속의 2배(마하 2)로 달리면 까지 2백13마일, 10분도 안걸린다.
4만피트(12㎞) 상공에선 동해와 서해가 한눈에 보인다.
"동그란 무지개를 본 적이 있습니까?"
1만 높이에서 보는 무지개는 동그랗게 보인다. 반쪽짜리 무지개를 보고는 무지개는 반쪽이라고 우기는 편협된 사고방식을 갖진 않았는지 반성하는 겸허한 교훈을 얻는다.
김 소령은 신년비행후 새해 해맞이로 피끓는 젊음을 확인한다.
12월 31일 밤12시 직전에 이륙, 다음해 1월1일 0시 조금 지나 착륙하는게 신년비행.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최고의 전투조종사를 꿈꾼다고 했다.
총장상 수상 등 경력이 화려함에도 개인의 영예인 `탑건'은 부차적인 목표. 개인보다는 단체가 잘되고, 결국 나라가 잘 돼야 한다는 사고를 갖고 있다.
그래서 운동도 축구를 좋아한다. 김 소령은 골잡이 센터포드.
본지 애독자인 김 소령은 축구면에 대해선 기자보다 더 자세히 꿰뚫고 있는 축구광.
2002년 월드컵을 반드시 우리가 따와야 한다는 뜻에서 우리 땅 하늘위에 전투기로 2002글자를 써 본적도 있다.
김 소령은 어릴적 우주선이 타고 싶어 파일럿이 됐다.
한국 최초의 우주선 조종사는 여전히 유효한 김 소령의 꿈.
"체력은 국력입니다. 국민체육 진흥을 위해 스포츠조선의 맹활약을 기대합니다. 스포츠의 탑건이 되십시오."
김 소령은 13일 오전 9시 자신의 2,000회 비행돌파겸 스포츠조선의 2,000호 발행을 축하하는 비행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