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진석 2단 ●장수영 9단 = 2차예선 결승
기사입력 1996년 03월 11일 18시 21분
제 7 보 (71~82)=백 72는 당연한 침입. 흑도 이 침입을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지만 딱히 준엄한 응징책이 없다.
`78에 붙여 언제든 건널 수 있다'는 안전보험을 전제로 한 침입. 그렇다면 흑은 애초에 한발 좁게 벌려야 했던 것일까. 아니, 그것은 기세가 아니다. 좌상귀에 대한 박력이 떨어진다. 오늘의 장수영은 사모창을 비껴든 `장비'가 아닌가.
이 일대가 정리되고 나면 전국적인 형세의 윤곽이 확연하게 드러날 것이다. 승부의 기로. 10여분의 고뇌 끝에 흑 73이 놓인다. 좌상귀에 대한 일관된 위협이다. 아울러 백 72 한점을 폭넓게 공격하겠다는 뜻.
소년의 응수가 빠르다.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백 74로 뛰어나간다. 좌상귀는 아랑곳 하지 않고 `할테면 해보라'며 유유히 흑진을 갈라 나간다.
시간의 함량 때문일까. 73과 74는 같은 `한칸뜀'이지만 한쪽은 무거워 보이고 한쪽은 여유롭게 보인다.
그렇다면 흑은 참을 수 없다는 듯 75로 쓰윽, 창끝을 들이민다. 코앞의 위협에도 소년의 움직임은 여전히 경쾌하다. 백 76으로 잽을 하나 날려두고 슬쩍 78로 건너버린다.
소년의 의도는 분명하다. 좌상귀는 가볍게 타개하고 좌하쪽에 얽힌 흑 넉점을 공격하면서 부가소득을 챙기겠다는 것.
흑 75는 내친걸음의 기세였지만 의 진행을 택하는게 좋았다. 흑 1에 들여 백의 도강(渡江)을 차단하고 흑 3, 5면 좌변 백 두점에 대한 공격의 즐거움이 이어진다. 흑 5는 생각보다 큰곳. 차후 흑 A면 백은 `귀의 뒷맛' 때문에 바로 막지 못하고 B로 물러서야 한다.
흑 79, 81. 그야말로 `장비'처럼 우직하게 좌상귀 공락에만 온힘을 쏟아부을때 좌하쪽에 백 82가 둥실 떠오른다. `승리 예감'의 애드벌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