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쾌활한 노처녀 정경순
기사입력 1996년 03월 09일 16시 50분
##S-TV‘ 아리랑’이영범의 처 ##영화 ‘축제’ 문학잡지 기자 열연 탤런트 정경순(33)은 떠들썩한 분위기가 어울리는 여자다. 명랑-쾌활하고 적극적인 성격, 연극무대서 다진 큰 제스처와 높은 톤의 목소리….
여기에 걸쭉한 입담까지 가세하면 그녀는 어느덧 모임의 중심이 되고 만다.
그런 그녀가 SBS TV 일일시트콤 `아리랑' 녹화장에만 들어서면 조용하고 과묵해진다.
연극배우 겸 영화배우에서 `탤런트'로 변신한지 이제 8개월째.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초보' 탤런트라고 자신을 낮춘다.
"제 캐릭터가 강하기 때문에 너무 튀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어요. 순발력도 다른 출연자에 비해 뒤지고…. 아직 브라운관 적응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지요."
이같은 그녀의 `독백'과는 달리 방송국 주위의 평가는 후하다.
오랜 연극무대 체질을 말끔히 벗어던진 자연스런 연기가 돋보인다는 것.
33세 노처녀이지만 임신연기도 OK사인을 받아냈다. 친어머니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지만….
정경순은 요즈음 영화 `축제'(임권택 감독)의 장혜림 역에 푹 빠져있다.
장혜림은 삶에 대해 냉소적이었던 주인공 의 시각을 바로잡아 주는 문학잡지 기자.
소설가 를 취재하기 위해 상가집에 들렀다가 그와 이복조카 의 갈등을 발견하곤 과감히 뛰어든다.
극의 전개를 객관적인 입장에서 조명해주는 일종의 내레이터 역할인 셈이다.
정경순은 이태원의 한 아파트에서 혼자 산다.
부모 등 가족은 모두 일본에 있다. 엄마가 한두달에 한번씩 내한, 잠시 머물다 돌아가곤 한다.
성신여대 가정과를 거쳐 영국 의 드라마음악예술학교(LAMDA) 졸업.
11년이 넘는 `독방'신세를 벗어나고 싶지만 쉽지가 않은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