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배구슈퍼리그 떠오르는 새별 -이호-
기사입력 1996년 03월 08일 16시 21분
##수비하나로 데뷔무대 스타 스타군단 써비스에서 데뷔무대부터 당당히 명함을 내민 루키가 있다. 이호(李虎.23)-.
그는 96 슈퍼리그에서 빼어난 수비능력 하나로 일약 스타덤에 뛰어 올랐다.
이호의 빼어난 수비 능력은 넓은 시야와 담력에서 비롯된다.
남자 공격수의 스파이크 최고 속도는 시속 150㎞를 웃돈다.
270g의 배구공에 이런 속도가 실리게 되면 그 볼은 포구(砲口)에서 터져나오는 묵직한 포탄으로 돌변한다.
이호는 해머로 내려치는 듯한 공격볼의 충격을 몸을 던져 받아냈고 부지런한 몸놀림으로 수비를 촘촘히 다잡았던 것.
개인 기록에선 117개의 리시브 가운데 74개를 정확하게 세터에게 연결, 63.2의 퍼펙트률을 기록했다.
더욱이 시즌 막바지인 3차와 4차 시리즈서는 각각 87.5와 83.3의 정확률로 완벽한 수비력을 발휘했다.
"공격수로 못 이룬 꿈을 전문수비수로 이뤄 보겠습니다"
익산 남성고 재학 시절 공-수 양면에서 빠지지 않았던 이호는 92년 입학 후 키가 작아 공격수로 대성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전업수비수로 나설 결심을 했다.
국제배구연맹()이 96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서 처음으로 전문수비수제 도입을 결정한 것도 큰 힘이 됐다.
지난해 11월 수비수 주특기로 현대에 7,000만원을 받고 입단, 이번 슈퍼리그에서 `몸이 길어 수비가 늦은' 장신 선배인 윤종일(27.2m4)과 제희경(27.2m7)이 후위로 오면 교체 선수로 투입돼 위기 상황을 진화하는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현대 강만수감독(43)은 "이호가 건져낸 결정적인 수비 하나가 포인트로 연결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신숲을 헤집고 돌아다니는 단신 이호의 활기 번뜩이는 플레이는 팬들의 주목을 받기에도 부족함이 없었다.
이호는 "전에 없던 팬레터가 심심찮게 날아오고 경기 후 라커룸으로 찾아오는 고정팬도 생겼다"며 "서브와 수비를 보완,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에 서보는 것이 꿈"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