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티코 아빠는 그랜저!
기사입력 1996년 03월 07일 14시 41분
필자에겐 한국에 나와 오래 사는 미국인 친구가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동차 뒷유리창에 `왕초보'니 `첫경험'이니 하는걸 써 붙이고 다니는 걸 보더니 자기의 무지무지하게 낡은 차(우린 X차라 부르는)뒤에
`집에는 있어요'라고 쓴 글을 붙여 둬서 웃은 적이 있다.
어느덧 자동차가 생활 필수품이 돼서 누구나 다들 가지고 있는데, 빨리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만 자동차를 타는 것이 아니라 여러 용도에 두루 이용하고 있다.
우선 자동차는 이 시대의 최고 중매장이로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한 대기업의 사보에서 조사한 일인데 첫키스의 42 퍼센트가 자동차 안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거의 두명 중 한명꼴로 자동차를 이용했는데, 요즘 아해들에게 모두 자동차가 있는 것이 아닐 것이고 더러는 골목길에 버려진 폐차 안에서 하고 그런 모양이다. 아니면 같은 자동차인 시내버스 뒷자석에서 했거나.
사람들은 말표현을 할때 자동차에 빗대 하기도 좋아하는데 이 들의 얘길 들어 보시라.
영희아빠는 자동차 광이다.
하루는 영희가 술에 취해 새벽녘에 들어 왔다.
"철수가 글쎄 싫다는데도 술도 마시고 그랬으니까 집에 들어가지 말고 다른 데서 자재요"
"음-음주운전 아니 음주보행은 안하는 게 좋지, 다음부턴 술을 마셨으면 아무데서나 자다가 깨서 와라!"
"제가 고 녀석의 얼굴을 마구 할켜줬죠. 그랬더니 제 가슴을 때려서 지금 갈비가 아파요."
영희아빠의 대답 "괜찮아 얼굴은 유리야, 그래서 갈아야 하지만 갈비뼈는 내장을 보호하는 범퍼거든. 범퍼는 깨져도 사람만 안 다쳤으면 상관없어!"
아빠랑 처음 목욕을 다녀 온 다섯살 꼬마가 엄마에게 중대보고를 한다.
"내 것은 티코인데 아빠는 그랜저가 틀림없었어!"
엄마는 시큰둥하다. "그랜저면 뭐하니? 터널만 들어서면 금방 시동이 꺼지고 마는데." 이 말을 꼬마는 그대로 전했다. 그러자 아빠 "1호터널에 문제가 있어서 수리한 거 모르니? 2호 3호 터널에선 씽씽 잘만 달린단다."
아빠의 말을 다시 엄마에게 전하자 엄마는 "그렇다니? 뉴그랜저를 타봤더니 1호터널 안에서도 잘만 달리더라고 해라!"
